네가 하늘나라 간지 2년이 되던 날.
미치도록 따가운 뙤약뼡이 내리쬐는 날,
구름이 얄밉도록 예쁘다
네가 좋아했던 아기자기한 선물들을 사서,
혼자 외롭지 말라고 꽂아 놓고 왔다.
꽃씨를 뿌렸는데 날이 너무 덥다.
한 송이라도 피어나면 좋겠다.
오늘 난 네가 좋아했을만한 일을 한다
교회 가기
네가 사랑했던 친구에게 편지 쓰기
네가 사랑했던 친구 돕기
서점가기
네가 좋아했던 작가의 책을 사서 읽기
마스다 미리의 책을 보니 네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보니 마스다 캐릭터의 표정과 어깨, 걷는 모습이 너랑 많이 닮았다.
우리가 오늘 함께 한다면
이렇게 공원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시켜 놓고 멍하니
나무를 보고, 꽃을 보고, 느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feat. 짬짬 폭풍 수다)을 보냈겠지.
걸음이 빠르고
늘 성취, 목표지향적이던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을 꿈꿨던 건 아닐까.
마스다 미리의 만화처럼
소소한 작은 행복을 누리면서
우리는 거대한 꿈을 좇느라
이토록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너무 늦게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