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야 산다! 그게 무엇이든.
살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아니,
체중계의 숫자가 40kg라고 찍히기 시작하면서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라는 강박이 생겼다.
나는 1.56 kg의 미숙아로 태어났고,
평생 단 한 번도 정상체중이었던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냥 좀 마른 사람이라고 느끼고 살았다.
(모든 사람이 비만이 아니듯, 모든 사람이 정상의 체중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서른이 넘어가며,
이상하게 자꾸 살이 빠지고
(아마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실제로 몸무게가 줄어들자
때가 되면 먹어야 한다! 는 일종의 압박감이 밀려왔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공복 8시간 째니 지금쯤은 무언가를 먹어야 해!
라고 생각하며,
간단한 끼니(김밥이나 라면이라도)를 준비한다.
그러다 보니 먹는 즐거움이 사라졌다.
요즘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노동처럼 느껴지기 까지 한다.
더 이상의 체중 하락을 막기 위한 저작운동이랄까...?
30kg대는 안된다!
라는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도 저작운동을 하는 중이다.
당연히, 많이 먹지는 못한다.
입맛도 없고,
뱃고래가 작아 많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게다가 과식했다 싶으면 어김없이 체하는 경우가 많아 적당량을 조금씩 여러 번 먹는 것으로 대체하는 중이다.
남들은 다이어트에 목을 매는데,
나는 맛~있게
잘~먹는 사람이 그~렇게 부럽다.
오늘도 두 번의 저작운동을 했다.
세 번은 무리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억지로, 꾸역꾸역 두 끼를 해결했다.
예전에 나는 잘은 못 먹어도
맛있게는 먹고,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공복이 편하고,
커피처럼, 삼키는 것이 편하다.
그냥 씹는 것 자체가 괴롭다.
하지만 30kg대는 안된다.
작고, 통통한 귀여운 단발머리 할머니로 늙고 싶으니까 말이다.
하아... 살, 찌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