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꽤 오래 살았지만, 아직도 난 도시 풍경이 낯설다. 내가 아무리 센스있게 적응하고자 하여도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촌놈이라며 시시때때로 밀어낸다. 그렇다고 낳아서 유년기와 소년기를 보낸 시골 풍경이 정겹게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 워낙 어릴 때 집을 나와 혼자 사는 삶을 견뎌선지, 도시든 시골이든, 삶의 영역이라 하는 풍경에선 난 이방인이다. 솟대는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거나 마을 어귀에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의 상징으로 세운 긴 나무 장대이다. 솟대 너머 보이는 풍경은 이 동네서 가장 높다는 60몇 층 짜리 초고층 아파트이다. 솟대가 지켜줄 무엇이 그 안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