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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Dec 22. 2021

김칫국


오랜만에 일찍 퇴근했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했다. 최근 몸이 무겁게 느껴져서 한 끼 건너 생각도 있었다. 강변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콩나물 한 봉지를 샀다. 서울집에서 가져온 김치를 잘게 썰어 콩나물과 함께 냄비에 넣고 끓였다. 그리고는 햇반을 데워 김칫국과 함께 먹었다. 와인도 곁들였다. 김칫국은 웬만해선 맛이 없기가 더 힘들다. 국에 밥을 말아 시원하게 들이키고 와인 한 잔을 더 따라 책상 잎에 앉았다.


보통 알딸딸하다고 하는 '취기'가 내게는 아직 낯설다. 사람들이 취하면 말이 많아지고 더러 실없는 소리도 해가며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는 것이 힘들어 평생 술과 멀리 했다. 뭐 이젠 조금 이해가 갈듯 말듯...


책을 뒤적거리다가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사이 벌써 시계는 자정을 향한다. 모든 하루가 비슷하기도 다르기도 하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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