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계산기 두드리는 30대 소개팅

by 결혼이즈웰

요즘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30살 즈음 내가 제일 많이 듣는 소리는 “그래도 할 사람은 다 제때 한다”였다.

아니 그 제때가 대체 뭐길래!

그리고 결혼 시장을 의자 게임에 비유하는 것도 나의 마음에 불안을 심어주었다.

사람 수보다 적은 의자에 앉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야 하는 게임, 늦게 앉을수록 낡고 불편한 의자만 남는다는 말이 내 마음에 계속 맴돌았다.


30살이 되어서 나가는 소개팅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남자들은 분명 나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금전적인 부담을 피하려는 태도가 보였다.

데이트 중에는 종종 계산을 미루고, 비용을 나누자는 말을 쉽게 꺼내는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이런 불편한 공기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내가 사랑받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단지 계산적인 만남을 하고 있는 건지 헷갈렸다.


지금은 얼굴과 이름이 기억도 안 나는 한 남자와 썸을 타던 기억이 있다.

그는 꽤 적극적으로 데이트를 주선하고, 내가 마음을 열기를 기다렸다.

분위기로 보면 이미 사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나는 그에게 확신이 들지 않았지만, 마음을 열기 전에 얼마나 표현해 주는지,

그가 나에게 보여주는 진심을 판단하고 있었다.

세 번의 데이트를 하면서 그는 계속해서 나에게 관심을 표현했고, 돈도 쓰고 시간을 할애했다.

그런데 네 번째 만남을 앞두고,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널 너무 좋아해서 앞으로 사귀고 싶어.
그런데 데이트 비용은 반반 할 거지?”

세상에는 다양한 커플들이 있고, 모두의 가치관을 존중하지만, 나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마음을 얻지도 못한 채 벌써 비용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느꼈다.

그렇게 30대의 소개팅은 정말 다르다.

내가 상상했던 사랑과는 너무나 다른, 계산적이고 의도적인 만남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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