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선두 기업의 단순화 방식
강한 기업들이 단순화하지 않는 5가지 (부당한) 이유
앞선 목차에서는 강한 기업, 즉 선두 기업을 되기 위한 단순화 전략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저자는 단순화 전략을 통해 선두 기업이 되고 난 이후에도 단순화 전략이 필요한지, 실제로 단순화 전략 실행 시 성과가 있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는 지속적으로 그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역시나 단순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번 시장을 장악하고 나서 단순화 전략을 실행하지 않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저자는 그러한 5가지의 '부당한' 이유를 소개한다. 그 5가지 이유는 간접비, 자기잠식, 고객, 복잡성, 기술의 함정 때문이다.
단순화 전략은, 결국 생산 공정이건 비즈니스 모델이건 상품이건 간에 "혁신"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혁신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큰 규모의 혁신일수록 더 큰 리스크가 따른다. 이러한 리스크를, 이미 시장을 장악한 선두 기업은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 큰 리스크가 따르는 혁신에 고액 연봉의 기존 직원들을 투입시키는 것이 어렵고, 그리고 그 혁신이 자기잠식(카니발)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또한, 많은 선두 기업들은 기존 상품의 기능과 종류들을 다양화하고 기업의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면서 복잡성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기술 역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상품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을 갖추지 않았을 확률도 상당하다. 그 뿐인가. 선두 기업의 충성 고객은 타 기업에서 신상품이 나왔을 때 일반적으로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든 그러한 관심이 역전될 수 있음에도, 선두 기업은 앞의 이유들과 함께 고객들이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단순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
선두 기업들이 쉽게 단순화할 수 있는 방법
이에 저자는 선두 기업들 역시 단순화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선두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총 4가지를 제시한다.
1) 당신과 새로 경쟁하는 기업이 가격과 상품 중 무엇을 단순화하는지 찾아내라
2) 경쟁사의 공격에 가격 단순화와 상품 단순화 중 어떤 전략을 대응할지 결정해라
3) 경쟁사보다 더 과감한 단순화로 위협을 물리쳐라
4) 성공 가능성을 최대화할 구조를 도입하라
짧은 생각
이번 파트를 읽는 내내 '혁신가의 딜레마'가 연상되었다. '혁신가의 딜레마'란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가진 거대 기업이 어느 시점에서 더 이상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새로운 기술을 가진 후발 기업의 기술에 시장지배력을 잠식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매일경제 용어사전) 이러한 혁신가의 딜레마같은 현상을 저자는 지적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례는 SK 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온'과 현 카카오의 전신인 '카카오톡'이다. 당시 SKT는 문자메시지로만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고, 네이트온은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메신저 서비스였다. 어떻게 보면, 초기의 카카오톡은 이 둘을 단순히 합친 형태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SK는 문자메시지와 네이트온이 소위 캐시카우(높은 시장점유율, 낮은 성장성)인 만큼, 카니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카카오톡의 비즈니스 모델 형태로의 변화에 소극적이었다. 그리고 결국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자기잠식이 아닌, 경쟁자에 의한 문자메시지/네이트온의 잠식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처럼, 혁신가의 딜레마 사례는 꽤나 빈번하다. 하지만, 이제는 선두 기업들이 위 5가지 이유들을 바탕으로 단순화 전략을 펼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근 들어 많은 대기업들이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일이 증가하고 있고,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협업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만 해도, 여성 쇼핑몰 앱 '지그재그(크로키닷컴)'을 최근 인수하면서 패션 커머스 분야의 혁신적인 BM을 가져오고자 하지 않았는가?
선두 기업들이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떻게 단순화 전략을 펼쳐야 할 지'에 대해서 다루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대기업들의 M&A 등으로 인해 시장이 독점화 되는 상황에서 인수된 기업이 어떻게 고유한 전략을 펼쳐야 할 지에 대해서도 다루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과도한 개입없이 꾸준히 인수한 회사를 키우기 위해 어떠한 방식을 취해야 할 지에 다루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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