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이야기
이슬이라 불린 이슬아 작가와 하마씨와 하마라버지의 이야기를 보다가 하마라버지의 단골 카페인 삽교커피에 간 장면 속에서 문득 나도 거기에, 바로 그곳에 가고 싶어졌다. 작은 동네 카페라 주인과 이웃집 사람들이 모두 아는 곳. 그래서 하마라버지가 검지 손가락 하나만 펴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가져다주는 그곳.
먼저 자겠다며 눈을 감은 남편을 굳이 불렀다.
여보, 삽교는 멀어?
삽교?
응. 예산 삽교.
충남이니까 좀 거리가 있지 않을까? 왜?
그냥. 거기에 어느 카페에 가고 싶어서.
언제?
언제든.
그래. 가자. 나야 우리 마누라가 가자면 다 가지.
그리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코를 골았다.
잠결이었어도 그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고 있다. 아마 충남이 아니라 전남이었어도 흔쾌히 '그래, 가자'할 사람이니까. 물론 이 밤이 지나고 날이 밝으면 삽교커피에 대한 기억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아니, 기억은 해도 가고 싶은 지금 마음은 흐려질 확률이 매우 높지만 마음은 이미 삽교커피를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깊은 밤 전구색 스탠드 불빛 아래 침대에 엎드려 읽는 이슬과 하마와 하마라버지의 짧지만 따뜻한 이야기 때문이기도 할 테지만 아마도 남편의 다정한 한마디가 보태졌기 때문이겠지. 어쩐지 오늘 밤은 코 고는 소리마저 달콤하다.
그런데,
삽교커피는 어떻게 찾아가지?
아직 있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