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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말 서재 Oct 06. 2024

간단히 살펴보는 광고 마케팅 변천사

마케팅하는 과학자를 위한 마케팅 Talk

아마 옛날 옛적에 신문 광고가 주요 광고 매체였던 시절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신문이나 TV, 옥외 간판 등의 광고는, 가장 사람들에게 눈에 잘 띄는 공간 지면에 따라 금액을 달리하여 광고를 개제할 수 있었다.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나 뉴스 앞뒤에 붙는 광고가 가장 비싼 것과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내 광고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것 이 외에는,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 지를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지 많이 노출되었으니 효과도 높을 것이다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러한 방식의 광고는 대부분 브랜드를 알리는 PR이나 신제품을 알리는 등 인지도를 높이는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어 왔다.


디지털 광고의 출현


그러다가 인터넷과 함께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디지털 광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디지털 광고가 기존 광고와 다른 패러다임으로 출발하지는 않았다. 보통 첫 디지털 광고의 사례를 얘기할 때, 1994년에 Hotwired.com에 개제된 배너 광고를 얘기한다. 디스플레이 광고라고도 불리우는 배너 광고는, TV나 신문 대신에, 인터넷 웹 사이트에 개제된 것이라는 것 외에는 사실 기존 광고 패러다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자주 노출되느냐가 광고 개제의 가치가 될 뿐, 얼마나 광고를 통해 광고주가 효과를 봤을 지는 역시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퍼포먼스 광고의 시대


하지만 디지털 세상이 가져온 아날로그 세상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을 측정하고 데이터로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광고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그 광고를 클릭해서 광고주 사이트로 옮겨 가는 것과 같은 사용자의 반응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광고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노출만 많이 되었다고 비싼 비용을 지불하기보다는 실제로 광고를 통해 발생한 효과, 즉 얼마나 많이 그 광고를 보고 클릭하여 광고주 사이트를 방문했는가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실제 광고 성과에 따라 광고비를 지불하고, 노출량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광고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퍼포먼스 광고’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반, 구글의 AdWords와 같은 검색 광고가, 이러한 클릭 기반의 퍼포먼스 광고의 초기 모델로 자리잡았으며, 디스플레이 형식의 광고 역시, 클릭 기반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과금 방식이 출현하게 되었다. 네이버의 여러 디스플레이 광고 지면 역시, 노출 기반의 과금 (CPM 방식이라고 함)을 하는 지면과 클릭 기반의 과금 (CPC 방식이라고 함)을 하는 지면 모두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과 기반 과금 방식의 디지털 광고 출현으로 인해, TV나 신문 지면과 같이 큰 돈을 지불해야만 했던 광고 채널 외에, 적은 돈으로도 상황에 맞는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광고주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광고 시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빠르게 성장하게 되었다.


광고 시장이 앞당긴 데이터의 시대


디지털 세상 속 기술이 발전하면서 “성과’에 대한 측정 범위도 더욱 넓어지면서, 퍼포먼스 광고 역시 계속 발전하게 된다. 2005년도에 출시된 Google Analytics는, 광고 지면에서의 광고 클릭 여부 뿐 아니라, 클릭 이후에 사용자가 광고주 사이트에 방문한 후 어떠한 추가적인 고객 행동을 했는 지 세부적인 고객 여정을 측정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기술을 웹/앱 로그 수집분석 기술이라고 부른다. 이로 인해 단순히 광고를 클릭했는 가의 여부 뿐 아니라, 클릭 이후에 광고주 사이트에 방문해서 구매까지의 모든 여정을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통 광고 마케팅에서 “전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광고주가 광고의 실질적인 성과라고 보는 이벤트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광고를 본 시청자가 광고 클릭을 했을 뿐 아니라, 이후에 고객이 설정한 목표 단계로 전환(Conversion)되었다고 한다. 보통 상품 판매를 하는 이커머스에서는 구매가 일어나는 행위를 "전환"으로 정의하는데, 당연히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대부분 퍼포먼스 광고 마케팅에서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었다.


그런데, Google Analytics가 출시되기 한참 전부터, 대한민국에서 Google보다도 먼저 이러한 웹로그 수집/분석 서비스를 처음으로 제공하는 기업이 있었다.  Google Analytics가 출시되기 4년 전인 2001년에, 어메이징소프트의 ACE Counter라는 대한민국 첫 로그분석 서비스가 출시되었다. Google Analytics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이러한 기술이 출시되었던 만큼, 출시 초반에는 사람들이 웹로그라는 개념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곧 인터넷 서비스의 필수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금이야 ACE Counter 외에도 유사한 솔루션들이 많이 존재하고, 무엇보다 Global Top인 Google Analytics의 기능이 매우 발전해서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는 Google Analytics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ACE Counter는 토종 솔루션 중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사용하는 웹로그 분석 서비스이다.


퍼포먼스 광고의 진화 - 타겟/개인화 마케팅과 디지털 전환


이와 같이, 사용자가 광고를 보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광고를 클릭하여 광고주 사이트를 방문하고, 이어서 광고주 사이트 내에서 구매를 하기까지의 모든 여정이 데이터로 측정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퍼포먼스 광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상에 안착시켰을 뿐 아니라, 한 때 빅데이터라는 붐이 일어나게 된 여러 배경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에 흥미 있을 사람에게만 전달하는 타겟 마케팅이나, 타겟에 따라 광고의 소재 내용을 달리하는 개인화 마케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누가 개인화를 더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마케팅 퍼포먼스가 달라질 수 밖에 없기에, 많은 기업은 마케팅을 위해 데이터 전문가를 고용하고, 많은 돈을 들여 보다 많은 데이터를 측정 수집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게 된다. 


아직 아날로그 방식의 비즈니스 형태가 많이 남아있어 수집할 데이터가 적은 기업들은, 비즈니스 전반을 디지털 환경으로 변경함으로써 모든 비즈니스 운영 과정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시도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또 다른 유행을 불러왔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 덕분에, 나와 같은 백그라운드를 가진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가 기업에 기여할 기회가 최근 10년간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의 부흥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소셜 네트워크라는 미디어가 세상에 출현하였다. 초반에는 블로그 쓰기를 귀찮아 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식으로 소통을 유지하는 페이스북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소셜 네트워크라는 기능 자체가 자리잡으면서 페이스북은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소위 MZ세대가 주요 경제 인구로 활동하게 되면서, MZ세대 성향에 맞는 소셜 미디어들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2010년대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이, 시각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댓글과 DM으로 참여가 용이한 숏폼 중심의 소셜미디어가, 단순히 성장을 넘어 MZ 세대들에게는 라이프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들 소셜 미디어 안에서 브랜드와 고객이 소통하고 구매가 이루어지는 여정은 기존의 디지털 환경과는 매우 다르다. 기존에는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광고메시지를 제작하여 이에 관심있을 법한 청중에게 전달하는 One-Way 방식이었다면, 소셜 미디어에서는 청중이 적극적으로 원하는 정보를 브랜드에게 질문하고 브랜드는 그 질문에 적합한 답을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Interactive 방식에 가깝다. 그리고 기존의 디지털 환경에서도 제품의 리뷰 등은 존재했지만, 소셜 미디어 내에서는 훨씬 일반 사용자의 참여가 활발하고, 이러한 사용자의 가벼운 리뷰나 소통이 제품을 구매하는 데 더 많은 영향력을 갖게 된다. 


떠오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커져갔다. 인플루언서는 같은 사용자 입장에서 상호 소통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이를 통해 구매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또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초기 방식처럼, 유명한 연예인만이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일반인들이 파워 인플루언서처럼 제품을 제공받고 리뷰하는 컨텐츠를 배포함으로써 입소문을 타게 만드는 큐레이터 활동이 더욱 부상하게 된다. 마치 이커머스 시장이 처음 태동하던 시절 롱테일 시장이 주목받았던 것처럼, 마케팅 시장에서도 이러한 일반인에 가까운 시티즌 인플루언서의 역할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권위있는 리포트 발간 업체 중 하나인 HubSpot의 2024년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마케터가 가장 선호했던 마케팅 채널은 소셜 미디어였으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예산이 매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마케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반면에 디스플레이 광고 등 기존 퍼포먼스 광고의 위상은 전체적인 광고 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해지고 있는 추세로 관찰된다.


약 30여년간 흘러온 광고 시장의 흐름을 아주 간략하게 살펴봤다. 

데이터 과학을 하는 사람의 시각에서는 이러한 광고시장의 모든 변천사에는 데이터로 설명되는 필연적인 배경이나 이유가 존재한다고 본다. 이후에는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과 관련된 경험들을 세부적인 마케팅 패러다임 변화와 연계하여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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