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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위나 Sep 15. 2020

지구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종이 인형  



소녀는 종이 인형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

곱게 오린 가냘픈 선 안에 반짝이는 눈웃음

다문 듯 야무진 입술에 새어 나오는 둘만의 속삭임


종이를 부채 접어 펼쳐 세우면 계단이 되지

소녀는 종이 인형과 함께 계단을 밟으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꾸곤 했지


어느 날 소녀는

종이 인형은 나무를 베어야 태어난다는 사실을 알았어

더 이상 인형을 갖고 놀지 않았어

더 이상 계단을 만들지 않았어


어느 날 소녀는

엘리베이터를 누르는 대신 계단을 밟는 것이

나무를 사랑하는 것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어

그 날부터 소녀는 스스로 인형이 되었지

계단을 오르면서 하늘을 날아오르는 꿈을 다시 꾸게 된 거야

하늘은 지구는 나무는 계단을 타고 더 높이 푸르게 된 거야       










몇 해 전 우연히 본 인터넷 강연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전기를 아끼는 것이라고 했다.

그 이후 고층이 아닌 곳은 되도록 계단이용해왔다.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 포장, 배달음식이 급증해서 일회용 용기가 남발된다고 한다.

어느 국밥집에서 비닐에 국을 담아 묶어주시는 걸 받아 들고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던 사장님의 반가운 얼굴이 떠오른다.

다음엔 아예 집에 있는 용기를 들고 가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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