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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위나 Jan 07. 2021

이사 가자





1999년 150킬로를 지나 18평 신혼집을 꾸렸지.

내 생애 가장 큰 공간이동이었어.

두 아이가 태어나고 걷고 뛰어다녔지.

30평 집으로 이사 온 날

밤 9시에 먹은 자장면 맛은 최고였어.

큰아이는 대학을 들어갔고 이 집에서

어난 셋째는 내 키를 넘어섰지.



키를 재던 문간엔 차오르는 눈금들

세 아이가 세월을 두고 앉아있던 피아노

계절마다 나무가 변하는 걸 보여주던 주방 창문

침대와 책장과 티브이가 오고가던 방과 방 사이

밤새 아픈 아이 업고 서성이던 거실

쭈그리고 기대앉아 흐느끼던 다용도실

훨훨 나는 꿈을 꾸던 12층 베란다 난간



창고에 수북이 쌓여있는 잡동사니들처럼

오래된 서랍 안 꽉 찬 슬라이드 케이스처럼

한 번도 손이 가지 않은 장롱 위 두꺼운 먼지들처럼

집안 가득 채워진 추억의 홀로그램



9년 전의 내가

13년 전의 내가

5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떠나보낸다.



*울고웃던 시간들아, 이젠 안녕

*정들었던 시간들아, 이젠 안녕...






*BTS의 <이사 가자> 중에서









계획에도 없는 이사 가고 싶게 만드는 노래이다.

이사가면서 지나간 삶에 대한 그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이사가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푸르름을 생각하게 하는 노래이다.





https://youtu.be/baAwQUnk_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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