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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앞맵시 이복연 Dec 30. 2022

기획자의 무기 1: 대장 키우기

IT책 기획편집자의 기획 전략 10선

지금부터 IT책 기획편집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10개 정도 차례로 풀어보려 합니다.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고, 흔히 사용하는 기법들이죠. 하지만 여기에 자신만의 비법까지 추가해 정리해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날이 가끔씩은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요.


    아이디어가 바닥났다. 최근에 안 써본 기법을 찾아보자.  

    주니어가 들어왔다. 나보고 기획 방법을 알려달라고 한다.  

    매출 압박이 심해졌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전략회의를 준비해야 한다. 다음 분기에 집중할 기획 방향을 정해야 한다.  

    IT 책은 처음이다. 뭐부터 해야 할까?  


★ 글 하나에서 전략 모두를 다룰 계획이었는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니 길어지네요. 정리되는 대로 하나씩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10개인데, 적다 보면 줄거나 늘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대장 키우기

분야별 대장(대표) 도서를 만드는 전략입니다. 하나라도 성공한다면 수익이 짭짤하기 때문에 기본 중의 기본인 전략이죠. 다음 순서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1. 분야 나누기  

2. 분야 심층 분석  

3. 각개격파 vs 집중포화  

4. 실행 타이밍  


1. 분야 나누기

이 전략을 펼치려면 먼저 분야를 나눠야 합니다.


인터넷 서점의 분류 방식을 참고해도 좋지만,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오래전에 다소 학술적으로 나뉜 분류라 실무 현장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이나 팀 혹은 회사 차원에서 직접 정의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러려면 IT 분야를 넓게 아는 사람이 기본 틀을 잡아주면 좋습니다. 팀 내에 없다면 저역자나 다른 지인 분께 도움을 요청해도 좋겠네요.


틀을 처음 만들면 구멍이 송송 뚫려 있을 겁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을 가져와 틀에 넣다 보면 구멍들이 보이죠. 참고해서 틀을 보완해 주세요. 인공지능에서 말하는 클러스터링(군집화) 작업을 해주는 거죠.


(출처: https://bit.ly/3WCKprs)


어느 분야에 넣을지 애매한 책들도 많을 겁니다. 모델이 완벽할 필요는 없으니 적당히 처리하면 됩니다.


‘입문서 vs 중고급서’처럼 너무 설기게 나누는 건 비추입니다. 입문서도 프로그래밍 언어 입문서와 스프링 입문서는 독자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라도 파이썬을 배우려는 사람과 C++를 배우려는 사람도 전혀 다르죠. 즉, ‘IT 전문서 시장 오버뷰’에서의 분류보다는 깊게 도전해 보시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너무 세세하게 나누면 쫓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편집자, 마케터 등 관련자들과 소통하며 현재의 이해 수준에서 한 단계 깊게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또한 암묵적으로라도 기존에 통용되던 분류가 있는데 이질적인 체계로 단번에 바꾸는 건 위험합니다. 바뀐 분류 기준 때문에 다른 논의들이 다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관련자가 많을수록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바로 대응해야 하는 분야만 추려 공유하길 권합니다.


이런 식으로 많이들 익숙해지시면 개앞맵시 마인드맵들도 참고해 보세요. ㅎㅎ

 


2. 분야 심층 분석

이제 관심이 가는 분야들을 추려 진짜로 도전해볼 만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대표 도서들을 살펴보고, 해당 분야의 기술, 독자, 도서 시장 특성도 파악해 보세요. 이때 자신과 회사의 강점과 성향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권 한 권을 정성 들여 만드는 성격이라면 최신 기술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분석 자료는 잘 보이는 곳에 공유해 두세요. 차후 다른 분야를 공략할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되며, 새로 합류한 팀원과 시장을 바라보는 눈을 공유하기 아주 좋은 자료가 될 겁니다.



3. 각개격파 vs 집중포화

도전해볼 만한 분야들을 추렸다면, 크게 두 가지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야별로 한 권씩 출간하거나, 한두 분야에 여러 권을 집중해서 내거나..



보통은 각개격파 방식을 추천합니다. 우선 위험관리 측면에서 좋습니다. 중박 몇 개만 나와줘도 다행이고요, 둘 이상이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책들을 시리즈로 구성하기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집중포화 방식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저자나 좋은 원고를 여럿 확보해뒀을 수 있겠죠. 잘 아는 분야라서 기획 아이디어가 쏟아진다거나, 파이가 아주 커서 중박 한두 권만 건저도 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교재나 수험서가 아니라면) 책이란 게 일정대로 나오는 일은 흔치 않으니 여러 권을 동시 진행하더라도 나오는 시기는 많이 다를 수도 있고요.


상황에 맞는 현명한 전략을 취해주세요.


4. 실행 타이밍

이 전략은 출판사를 처음 시작하거나 팀을 새로 꾸렸을 때 실행하기 좋고, 어느 정도 자리 잡은 후 기반을 더 확고히 다지려 할 때도 좋습니다.


초기에는 이 전략으로 한두 권만 제대로 터뜨리면 한동안은 자금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자리가 잡힌 후라면 더 공들여 분석하고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한두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체력이 비축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회사를 크게 크게 키우려면 아직 건드리지 않은 분야에 각 잡고 도전하여 하나씩 공략하는 게 기본일 겁니다. 단, 분야마다 성공 전략이 다를 수 있고 맞붙어야 할 경쟁자가 다를 수 있으니 제대로 준비하여 도전해야겠죠.


또 하나, 성공하든 실패하든 원인이나 노하우를 분석하여 심층 분석 자료에 추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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