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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훈 Mar 15. 2023

Maybe so, sir. But not today.

완벽주의자가 성공하기 힘든 이유

성인이 된 후로 실행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실행에는 생각보다 많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아니, 이 말부터가 문제다.


실행 이전에 필요조건에 대한 고민을 우선시하고 그 필요조건이 모두 갖춰져야 실행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20대의 실행은 경험이라는 명분 하에 많을수록 좋고, 심지어 그토록 고민했던 대부분의 조건들은 간단한 합리화에 해결될 만큼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간의 고민들이 절대 헛된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실행에 옮기게 되었을 때 주어지는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은 쉬이 떨쳐내기 힘들다. 그리고 실행에 선행되는 걱정과 고민들은 리스크를 줄이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고민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들이 내 발목을 잡는 가장 큰 허들이 된다. 이것이 완벽주의자들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이다. 한 가지의 일을 실행하기에 앞서 그 일이 성공할 수 있는 근거들을 모으는 작업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때때로 그 일을 실제로 수행하는 것보다도 시간을 더 소비한다.


책을 집필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한 완벽주의자가 있다. 이 사람은 주제 선정부터 책 읽기, 글쓰기 클래스, 출판 과정, 심지어는 책 디자인까지 '글쓰기' 전에 해야 할 과정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이 과정들을 전부 준비하는데 드는 시간은 현생과 겸하기에 만만치 않았고 그 거창한 계획은 1년째 출발조차 못하고 있었다. 반면에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이는 일단 글을 썼다. 책을 쓰기로 결정할 당시 손에 있는 것은 휴대폰뿐이었기 때문에 그때 든 생각을 메모장에 적기 시작했다. 어느덧 수십 개의 소재들이 메모장에 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그의 블로그에 하나 둘 옮겨 적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발견하고 블로그의 글을 통해 작가 신청을 하니 그날 오후 작가가 되어 있었다.


일을 실행할 때의 시간보다 고민할 때의 시간은 훨씬 빠르게 흘러간다. 일 년간 꾸준히 실행하기는 어렵지만 일 년 동안 고민만 하기는 쉽다. 하지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는 점은 같다. 그러니 하루든 한 달이든 일단 실행하고 보는 것이 낫다. 갖은 이유들로 생기는 망설임이 실행보다 앞서서는 안된다. 단연코 고민만 하는 자보다 실행만 하는 자가 더 많은 것을 이뤄보았을 것이라 단언한다.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머지않아 모든 파일럿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상사의 말에 매버릭은 "Maybe so, sir. But not today."라는 말을 남기고 문밖을 나선다. 전 직장 대표님은 나의 진로 고민에 대한 대답으로 "저희가 얼마나 미래를 예상할 수 있을까요? 일단 해보세요."라는 말을 해주셨다.


누구나 바라는 상상이 더 이상 상상이 아닌 삶은 계획과 고민, 걱정보단 실행에서 온다.


위 글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운 현생 1회 차 한 20대 청년이 기록하는 일, 사람,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또 다른 이에게는 공감이 또 다른 이에게는 지난날에 대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청춘기록 #청춘을글이다 #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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