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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웰컴이안 Dec 13. 2023

'들여다 볼지, 내다 볼지' 거꾸로 생각해보기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을 때엔 #6

시내 한 복판을 걷다 보면 커다란 통유리로 된 자동차 판매점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판매점은 회사 브랜드 외에는 창문에 거의 아무것도 써놓지 않습니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하는 이유는 분명 전시된 자동차를 잘 보이기 위함입니다. 쇼윈도에 전시된 옷을 보면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기듯, 전시된 자동차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그 차를 멋지게 운전하는 자신을 상상하게 되겠죠. 생각 없이 그 앞을 지나치다가도 창문 밖으로 곧 쏟아져 나올 거 같은 강렬한 이미지의 자동차를 힐끗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점이 통유리로 되어 있는 이유는 고객보다 자동차 영업사원을 위함이 더 크다고 합니다. 자동차를 보러 오는 고객이 어떤 차를 타고 오는지, 아이가 있는 고객인지, 여성이 운전을 해서 왔는지 또는 남성이 운전했는지 등을 꼼꼼히 챙겨 보는 것이죠. 그러고 나서 고객이 들어왔을 때 원하는 차에 대한 정보를 첫마디로 던지면 영업활동이 훨씬 더 부드럽게 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1층뿐만 아니라 2층에 있는 자동차 판매점도 밖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예전에 자동차 판매점을 방문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분께 들은 이야깁니다. 일곱 살 아들과 당시 만삭이었던 부인과 같이 차를 보러 방문했다고 합니다. 둘러보고 있는데 안내해주던 직원이 이렇게 이야기를 걸어왔다고 하네요.  

   

  "고객님! 좋은 차량 타시네요.
   저 차가 연식은 좀 오래됐지만 그 당시 정말 잘 만들어 베스트셀러였죠.
   그런데, 애가 크면 트렁크 공간이 좀 더 넓은 차가 필요하더군요.
   혹시 이 차량은 어떠세요?
   아이 자전거는 충분히 들어갑니다.
   거기다가 요즘 유모차가 좀 커야 말이죠.
   자전거와 유모차를 같이 실을 수 있는 차량은 이 차가 유일하죠."  

    

그는 자동차 판매원이 던진 한마디에 벌써 흥미롭게 차를 둘러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몇 군데 자동차 판매점을 들렀지만, 아들 자전거와 곧 태어날 뱃속의 아기 유모차까지 챙겨주는 판매원은 이곳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죠. 딴 곳과는 달리 그 판매원에게 믿음이 갔던 겁니다. 그 판매원은 투명한 통유리를 통해 방문한 고객의 차와 가족사항까지 미리 꿰뚫고 있었을 겁니다. 창밖으로 차 보러 오는 고객을 세심하게 살피다가, 그 고객 입장을 고려해서 말 한마디를 건네니 당연히 믿음직했을 겁니다. 길을 가다가 자동차 판매점을 유심히 한번 쳐다보세요.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지었는지, ‘밖이 훤히 내다보이게’ 지었는지는 거꾸로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투명한 유리창 이야기를 주로 했지만, 믿음직스러운 판매원 얘기도 좀 더 해보죠. 어느 자동차 회사에서 판매왕을 수상한 직원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더러 영업을 잘 한다고 ‘영업의 신(神)’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영업에서 神[최고]의 자리는 가당치도 않습니다.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의 신(信)’이거든요.
저도 고객을 대할 때는 信[믿음] 하나만 생각합니다.

  

믿을 신(信) 한자는 사람 인(人)과 말 언(言)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사람의 말에 거짓이 없는 게 바로 믿음입니다. 말 한마디를 건넬 때 세심하고 상대를 생각하며 말을 하면 믿음이 배가될 것입니다. 투명한 유리창으로 속과 밖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게 손님과 판매원 양쪽 모두에게 중요하듯이 투명한 영업 역시 신뢰와 판매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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