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냄비로 밥을 짓는 것을 보더니 같이 사는 한국 룸메가 에어프라이어와 밥통은 베트남 여자애 쥴리 건데 주 6일 하는데 자기 없을 땐 써도 된 다고 했다며 그 여자애 밥통 쓰라고 했는데 그냥 내 냄비로 만들어본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알고 보니 주인아줌마가 이 언니한테 밥통 갖다 준다고 했는데 그냥 돌솥 냄비로 줬나 보다. 이 룸메 언니는 생각보다 교통이 안 좋다며 여기서 얼마 안 살 생각에 아무것도 안 샀다고 했다. 자기가 돌솥도 밥이 잘 지어진다고 하면서 줄리가 자기한테 준 것으로 써도 된다고 했는데 내가 갖고 있는 냄비로 밥을 할 수 있다고 감사하다고 하고 냄비로 밥 짓기에 도전해 보았다.
사마야는 밥 할 때 11인분 짓는데 사마야는 시간 오래 걸리니까 사마야 오기 전 전에 요리 후딱 끝내요.
여기서 7월부터 살았으니 대충 이 집에 있는 사람들의 성향이 어떤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터. 룸메언니의 조언을 듣고 고마웠다.
밥통이 없어도 냄비로 충분히 밥을 지을 수 있다.
주걱으로 뒤적이는 게 좀 일이긴 해도 물양만 잘 조절하면 어렵지 않게 10분 안에 냄비로 밥을 지을 수 있다.
냄비로 볶음밥을 만들고 보니 냉동밥이 쓸모가 많을 것 걑다. 밥통이 굳이 필요할까 말까 하던 차에 나도 편하게 큰 밥통으로 밥을 해서 오래 보관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참치볶음밥.
참치, 당근, 계란, 토마토, 양배추를 볶아서 후추를 툭툭 뿌려 먹었다.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
오늘은 뭐 뭐해먹지?
마늘과 당근을 최대한 많이 손질해서 오늘 만든 밥이랑 같이 냉동고에 보관해 놨다. 밥과 재료를 보관하려면 컨테이너도 몇 개 더 사야 한다.
먹고사니즘은 누구나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하는 숙제다.매일 하는 요리는 귀찮을 수밖에 없고 귀찮으면일이 된다. 이왕이면 내 몸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 최대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즐거운 마음으로 먹고사니즘을 해결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