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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Jul 30. 2023

 욕 처먹고 살아야 오래 산다

호사다마 인생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이로운 일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헌혈을  한 달에 두 번 꼴로 한다.

당근마켓에서 안 쓰는 물건 나눔도 자주 한다.



헌혈 많이 하면 빈혈 생기는 거 아니야?
너무 자주 하지는 마,  몸에 안 좋아.


뭐 하러 나눔을 해? 아깝게.
차라리 몇천 원이라도 주고 팔아.


내가 진심으로 걱정돼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우려 섞인 말들을 많이 한다.


내가 최대한 내가 가진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기대어 삶을 기대하며 살고 있음을 깨닫고 나서부터이다.


나는 20대 후반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적이 있었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과  알아가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인간에 대한 혐오증으로 심각한 대인기피증까지 생겨서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때 우연히 보게 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영상을 보며  내 마음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영상 속 스님은 '사는 게 힘이 든다. 어떻게 살아야 하냐'

라는 묻는 나의 물음에 '어떻게 살긴 뭘 어떻게 살아,

태어난 김에 사는 거지' 라며 삶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가르쳐주었고 그 후 불교에 왠지 모를 끌림을 느껴

불교대학까지 등록해서 불교대학 졸업생도 되었다.


불교대학에 입학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삶에는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변한다 라는 뜻의

공, 연기법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는데 내가 지금 맞다고

 고집하는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 들고 내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즉, 내가 과거를 붙들고 있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도 쓸데없는 아집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내가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어려워했던 이유가 내 편견으로 미리 사람을 판단하고 미워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금까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부처님 법을 따라

지금은 인생의 가치를 사람들과 정보, 지식, 물질적인 것들을  나누고 함께 더불어 사는 것에 두고 있다.


그래서 비록 스님은 될 수 없다 하더라도 불교를 믿는 보살(중생) 로서  불교에서 말하는' 보시'라도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실천하려것이다.


부처님 법문을 따르는  보살은  '호사다마'의 마음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좋은 일을 해도 욕먹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원래 나 자신이나 남에게 이득이 되는 일에는  유혹이 많이 따를 수밖에 없고 좋은 일을 하려고 하면 주변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단 걸 인지해야 한다. 안중근 의사도 남의 말을 들었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길이 존경받는 위인으로 남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나눔을 할 때  친구들이 멀쩡한 물건을 왜 공짜로 나눠주려고 하냐며 아쉬운 소리를 해도  

'그래, 그런 소리 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지'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덕을 쌓으려면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필요한 것이다.


좋은 일 하고도 욕먹는다는 게  흔히 불교에서 말하는 '공덕'을 쌓는 과정이다. 공덕을 쌓기 위해서는 배짱이 필요하다. 내 신념대로 움직여야 하고 과감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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