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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Jul 29. 2023

그놈의 결혼 적령기

반박시 님말이 다 맞음ㅇㅇ

                                          사진출처- 신동아  2019년 9월호


서른 되고 나니 주변에 하나 둘 결혼 소식이 들려온다.

솔직히 나는 지금까지 결혼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다가막상 결혼한다는 친구들이 청첩장을 돌려마다  저절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결혼하려면 남자와 여자가 있어야 한다.


세상이 바뀌어 나의 이러한 생각도 편협적이기는 하지만 보편적인 면에서 그렇다는 거다. 그럼 먼저 나라는 사람을 먼저 관찰해 보자.


일단 나라는 사람의 감정은 엄청 예민하다.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도 높게 반응한다. 그래서 나 스스로가 예민한 사람이라고 단정을 짓는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나는 소유욕이 엄청 강하다.  특히 이성을 사귈 때 제대로 나타나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폭발적으로 심해진다.


아, 나뿐만 아니고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다고?

그렇지. 내가 가진 물건조차에도 소유욕이 있는데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얼마나 큰 소유욕이 발생하겠는가.


만약 결혼했다고 가정해 보자.

결혼하면 남편이 하는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엄청 신경을 쓸 수 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그냥 참지 못하고 엄청 신경이 쓰일 것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내가 결혼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누구 인생 망치게 하려고 결혼을 하려 하는가? 나 자신한테 묻는다.


한 가지 고민을 더 해보자면 혼자 살면 외롭고, 결혼하면

서로 괴로운 일 아닐까? 결혼이란 거를 꼭 해야 하는 건가?

나면이나 외면으로 봐서 정신없는 나 자신 관리도 잘 안 되는 마당에 아기까지 낳게 되면 얼마나 신경 쓸 게 많을까.

결혼과 육아. 생각만 해도 머리가 복잡하게 얽혀버릴 것 같다.


사람들은 또 말한다. 여자가 35살 이후로 결혼하면 아기를 출산해야 하는데 그때 가서 결혼하기엔 너무 노산 아니냐고.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에 대해 비관적인 나로서는 35살 이후에도 아기를 낳고 잘 사는 사람 많다고 괜찮다고 하면서 혼기가 한참 지난 나이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마냥 좋아 보이지만은 않다.


지금 나는 서른넷, 결혼 적령기인 여자라고 한다. 서른이 지나면서 주위 친구들의 결혼식을 참석을 하고 돌아왔다고 하면 이제 나한테도 서른다섯 전에는 너도 시집가야지 건강한 애를 낳을 수 있다고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면 가능하면 빨리 결혼하는 게 좋다며 잔소리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의 부모님은 20대에 결혼해서 서른 안 쪽에 나와 오빠를 낳으셨다. 물론 예전에는 20대가 결혼 적령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20대에 결혼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적어도 30대에 가서 슬슬 결혼이 시작되는 게 보통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혼적령기라는 말은 요즘 같은 세상에 어울리는 말이 아닌 것 같다. '결혼 적령기'라는 이 미스리 한 단어는 누가 지어냈는지 혹은 누가 만들어냈는지 모르겠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다. 결혼해서 얻는 게 많으면 하는 거고 잃는 게 많으면 안 해야겠지. 당연한 생각이다. 이러나저러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에 따라 나의 인생이 달라지니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누가 정답을 알려주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자기 살기도 바쁜 세상에 나에게 친절한 정답을 알려 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대학진학을 목표로 했던 고등학교 때는 모두가 한 곳만 보면서 걸었다. 수능문제 정답만 잘 맞히면 내가 갈 길은 어는 정도로 주어졌다. 결혼이나 출산은 수학처럼 공식이 따로 없다. 또한 오답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문제에는 어떤 선택지에도 정답이 없다. 통계표를 참고하고 주변에서 주워듣고 나의 가치관에 따라 정답을 찾아내야 한다.


자신의 정답 찾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나 혹은 정답에 확신을 주기 위해 사주팔자를 알아보려 하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사주팔자에 관심이 많다. 사람들이 사주가 팔자가 어쩌고 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사주에 얹어 생각하고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 믿는 게 아닐까. 일단 선택을 한 후에는 아무런 미련이나 후회 없이 잘 살아가야 하는데 선택은 했으나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지수이다.


누구나 후회를 덜 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것도 장담을 하지는 못한다. 벌써 내년에 서른 중반을 맞는 여자 다른  미혼 지인들을  걱정하기에는  당장 내 코가 석자다. 결혼 안 한 주변사람까지 신경 쓰는 건 오지랖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슨 선택을 하든지  앞으로 있을지 모를 결정의 순간에 후회를 덜 하는 쪽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결혼에 아무리 무신경한 사람이라도 그런 것쯤이야 알겠지.


친구들의 결혼 소식에 동요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오던 길을 걸어갈 것인지, 결혼에 대해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보고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야 하는지. 오늘따라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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