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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Nov 11. 2023

캐나다가 좋은 이유

한국인이 캐나다에서 지내는 방법



이방인으로 캐나다에서 살아가는 것에 단점이 분명 있겠지만 문화차이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상쇄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눈을 마주치면  서로 미소를 띠어주는 문화

캐나다에서 "미소"가 의미하는 것은

나는 너를 해치지 않아요~나를 편하게 대하세요~

라는 암묵적인 사회적 약속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들이 눈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  정적이 흐르는 밀폐된 공간에서 몸은 문 앞으로 향한 채 언제 내릴까 서로 갈고만 향해 달려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간혹 아는 사람을 만나면 "몇 층 가세요? " "안녕하세요" 정도까지는 해주어도  아직도 잘 모르는 어색한 사이에서는 가벼운 스몰토크를 하기 힘든 분위기이다.

기본적으로 작은 땅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아 서로 경계하는 삭막한 사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처음 낯선 이와 마주칠 때 먼저 인사를 안 하는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캐나다 사람들은 스몰토크를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hello는 기본이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사람들끼리 안부를 쉽게 주고받는다.   이곳에서는 나도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 미소를 띠면서

날씨가 좋네요~

개가 너무 귀여워요!

등등 살가운 말을 해주는 게 습관이 되었다.  한국보다 비교적 인구밀도가 낮고 땅이 넓어서 그런지 서로가 적대심을 품지 않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도 서로의 눈을 마주치면 따뜻한 시선이 오간다. 여기서 나의 대인 불안증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오늘 내 기분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How are you? I am good, how bout you?라고 묻는다. 어른아이 상관없이 아주 잠시지만 스쳐가는 사람들에게도 정적인 분위기를 깨뜨리고 서로에게 친근하게 대한다.  이른 아침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눈을 비비며 나에게 good morning이라고 손을 흔드는 캐나다 여자아이의 어른스러운 모습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이곳의 개인주의가 좋다.


한국은 관계주의가 심한 나라이다. 자기의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타인의 취향에 따라 언제든지 생각을 바꿀 준비가 돼있는 관계지향적인 삶의 태도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윗사람에게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 암묵적으로 금기시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 직장을 다닐 때에는 일 뿐만 아니라 직장내  인간관계등 필요이상으로 신경 쓸게 많아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또한 이곳에서는 시간 전에 퇴근하는 것은 안되지만 5시 퇴근이면 5시에 딱 퇴근한다고 해서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한국에서는  내가 할 일을 설령 다 했다 하더라도 어떠한 이유든지 정시에 퇴근하는 것을 좀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오늘 칼퇴근했는데 나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할까?
혹시 내가 그 부장님께 말실수 한건 아닐까?  


퇴근을 하고 집에 와도 하루라도 맘이 편하지가 않았다.

오히려 내일 가서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피로감이 더 쌓였다.  한국에서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으면 퇴근을 한다고 말을 꺼내는 자체가 어려운데 여기는 누가 뭐라고 해도 쉬는 시간은 칼같이 지키고 퇴근시간도 칼같이 지킨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 있을때보다는 정신적 소모를 하는 것이 덜 하다. 삶이 많이 단순해진 느낌이다.


 Thank you, Sorry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문화


내가 캐나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세단어 때문이다.

나처럼 예민하고 소심한 사람들은 별거 아닌 것에도 고마워요 미안해요라고 말해주는 문화가 어쩌면 더 맞는지도 모른다. 쇼핑할 때 누가 내 앞을 앞질러 가야 할 때가 생기면 캐나다에서는 그냥 안 지나가고  "im sorry" "Excuse me"라고 하면서 지나간다.  그냥 지나가는 것은  좀 예의 없는 사람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이 많든 적든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간 사람은 뒤에 사람이 들어오기까지 문을 계속 잡아준다. 버스기사한테도 내리는 사람들은 thank you!라고 말을 하고 내린다.

나는 한국에서 있을 때 공공장소에서 내가  양보를 하면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고맙다는 표현 없이 선뜻 받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좀 불편했던 것 같다. 카페나 음식점에서도 직원들에게 손님이 왕이니까 무례한 부탁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고맙다는 인사는 고사하고 많은 요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같다.

여기는 사소한 상황에서도  고마워 미안해를 해주니 상대가 무안해하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들게 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참 맘에 든다.



 유학생도 일을 할 수 있다


 할 일만 잘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사회구성원으로 존중받으며 살 수 있. 피부색, 나이, 장애유무, 결혼여부,  이혼여부에 상관없다. 서로가 모두의  인권을 존중해 주면서 산다. 차별하지도 않고 차별받지도 않고 모두가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곳이 캐나다이다.  하물며 나같이 유학생들도 돈을 벌 수 있도록 일을 시켜주는 곳이니 더욱이 힘들게 일하고 니서 받는 돈이 얼마나 감사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한 가지 캐나다에서 사는 게 버거운 이유는 문화차이뿐인 것 같다. 캐나다에서도 나는 어쩔 수 없는 유색인종 동양인 여자일 뿐이다. 가끔  영어장벽 때문에 긴장하고 살고 회사에서 능력발휘를 잘 못할 때에는 내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것이 아쉬운 것 같다.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이 캐나다에서 살면서 스트레스받는 이유는 오직 영어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차라리 백인으로 태어나 영어가 모국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들 때도 있긴 하다.


솔직히 말하면 캐나다사람들이 똑똑하고 빠릿빠릿하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한국인들이 머리도 좋고 근면성실함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피부색과 모국어는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이왕 외국에 나와 살게 된 것,  불가능한 것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나한테 주어진  조건에하며  한국인의 근면성 실한 DNA를 잘 활용하면서 살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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