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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레매거진 Sep 10. 2021

첫 캠핑의 이유

캠핑에 진심인편(서울캠핑장추천)

첫 캠핑은 20살 무렵 친구들과 갔었던 난지도 캠핑장이었다..

당시 장비를 살 돈은 없어서 캠핑장에 구비되어 있는 천막을 대여했다.


여름이라 찌는 더위였는데도 캠핑은 당연히 바비큐라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까맣게 태운 삼겹살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술에 취해서 미각이 무뎌 졌던 게 아닐까 싶다.


이후 한동안은 캠핑에 관한 생각이 없었는데 주변 지인이 캠핑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고

20살 때 고생한 기억이 추억으로 보정되며 캠핑 감성을 다시 자극했다.


지인에게 비용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물으니 실속형과 고급형이 있다며 리스트를 보여줬다.

실속형은 100만 원, 고급형은 200만 원이 넘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텐트, 침낭, 베개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자기 것을 같이 사용하면 된다는 말에 실속형에 있던 텐트와, 침낭, 베개를 구매했다.


캠핑 장비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이중 지출을 하지 않는 팁을 하나 주자면 사전에 경험자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캠핑 관련 카페, 유튜브, 구매 후기 등을 검색해 보고 구매하길 바란다.


이런 과정 없이 구매한 제품들은 보통 한 번 쓰고 말거나 다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장비는 마련했지만, 지방에만 캠핑장이 있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했는데 다행히 서울에도 캠핑장이 있었다.


월드컵경기장역에서 3km 정도를 도보로 이동해야 했지만 대중교통으로 1시간 내로 갈 수 있는 노을 캠핑장으로 예약을 했다.

노을공원 전경

처음 가본 노을공원은 감탄할 만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한눈에 안 들어오는 넓은 잔디밭과 푸른 하늘, 다른 캠퍼들이 설치해 놓은 텐트를 보니 가슴이 설레었다.

관리사무소


노을공원에 도착하면 사무소에 들러, 예약자 실명 확인과 열 체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한 사이트에 4명까지 모일 수 있었는데, 현재는 최대 2인까지 인원 제한이 있다고 한다.

첫 텐트 설치 (조금 헤맨건 안비밀)

예약 확인이 끝나고 짐을 풀고 텐트와 장비 설치를 시작했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라 아직 햇빛이 강했기 때문에 지인이 챙겨온 타프를 설치했다.

타프의 기능은 그늘막과 우천 시 비를 막아 준다고 한다. 기능적인 부분 외에도 마치 거실이 하나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붕 같은 타프

장비들을 세팅하고 의자에 앉아 식전 맥주를 마시다 보면 어느새 해가 기울며

노을 캠핑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붉게 물든 하늘

쓰레기 매립장이 공원으로


난지도는 원래 쓰레기 매립장이었다고 한다.

15년 동안 생활, 산업 쓰레기를 매립하다 95m 높이의 쓰레기산이 생겼고, 월드컵 경기장이 들어서면서 대규모 공원 조성사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월드컵공원은 평화의공원을 비롯해 4개의 테마 공원으로 나누어졌는데, 그중 하나가 노을공원이라고 한다.


이런 풍경을 가진 공원이 과거에는 쓰레기 산이었다는 게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다.

노을공원도 식후경

해가 지면 본격적인 먹 부림 시간이다. 각자 챙겨온 재료로 저녁을 준비한다.

더 먹지 못할 만큼 배가 부르면 조금 쉬었다가 다시 음식을 먹는다.  


캠핑에는 고기가 제격이죠~
먹는 것도 즐겁지만 요리를 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
물을 많이 넣어서 싱거웠던 떡볶이
틀 아래 물을 넣고 쪄 먹은 만두
계란을 넣어 더 완벽했던 볶음밥

다음 캠핑엔 어떤 음식을 가져와 요리할까 행복한 상상을 한다.


어둠 속의 즐거움

요새는 약속을 잡아도 인원 제한과 짧은 영업시간으로 시간이 촉박해 대화다운 대화를 할 시간이 없었는데 밤새 평소 못 했던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불멍을 하는 것인데 불멍의 뜻은 ‘불을 보고 멍하니 있는 것’ 줄임말이라고 한다.

나는 실제 불이 아닌 랜턴으로 대체하긴 했지만, 비슷한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요새는 아예 불멍 화로대라는 상품도 판매하고 있는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불멍을 캠핑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랜턴을 사용한 불멍

텐트 안에 랜턴을 넣어두면 감성적인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어두운 밤 밝게 빛나는 텐트를 담아봄
내 집 마련은 못 했지만 텐트는 마련해서 뿌듯함


캠핑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각각의 시간대마다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는 매력 있는 취미라고 생각한다.


글로는 다 설명하기 힘들다.

이 즐거움을 구독자분들도 느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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