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봄(feat.남해)
한동안 매서운 겨울 추위를 피해 집에만 있다가 최근 날이 좀 풀려서 오랜만에 다녀온 캠핑 얘기를 해보려 한다.
겨울 캠핑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긴 하지만 추운 건 질색이라.
아래 지방으로 내려가면 더 따뜻하지 않을까 싶어 남해에 있는 캠핑장을 찾아보았다.
남해까진 고속버스를 타고 편하게 왔는데 문제는 캠핑장까지 이동 수단이 애매했다.
다행히도 터미널 지하 주차장에 차량 대여 서비스가 있어 아반떼를 빌렸다.
새삼 세상이 편해졌다는 걸 느꼈다.
남해까지 왔는데 캠핑만 하고 가는 건 아쉬워서 맛집을 찾아보았다.
멸치 쌈밥이 유명하다 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좀 별로였다.
점심을 먹고 유명 관광지인 다랭이 마을로 향했다.
왜 다랭이 마을일까 궁금했는데 경사진 산비탈을 개간하여 층층이 만든 계단식 다랭이 논이 있는 마을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녹색으로 물결 진 다랭이 논과 파란 바다의 대비는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풍경을 선사했다.
날씨가 따듯해서 그런지 꽃들도 많이 개화해 있었다.
다랭이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최종 목적지인 편백나무 캠핑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도 중간중간 멋진 풍경들이 가득했다.
오후 5시쯤 캠핑장에 도착했다. 편백나무가 하늘을 향해 길쭉길쭉 시원하게 뻗어 있었다.
자리를 잡고 지정된 사이트에 텐트를 설치했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준비하는데, 평소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캠핑과 고기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조합이다. 자연 속에서 구워 먹는 고기 맛은 일품이었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숲속이 주는 여유로움은 그간 쌓인 고민이 조금은 덜어지는 느낌이다.
다음 캠핑은 어디로 떠날지 즐거운 고민을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