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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보이 Nov 28. 2023

신축아파트 입주 D-65

이사 프리퀄

참고로 이건 내가 자주 들여다보는 온라인카페에 작년 이맘때쯤 이사를 앞두고 올렸던 글이다.

문득 생각이 나서 함께 소개해본다.

당시 내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 장애에 힘들어했는지, 이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제목도 <이사와 노화> 였다.  

절절 그 자체. 지금은 그저 허허 웃음만 나오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날락,

가끔은 업데이트 된 새 글이 없어서 도로 창을 닫기도 하는, 그렇지만 대개는 눈팅만 하는 존재감 제로 OOO회원 입니다

그러다 한 번씩 조언이 필요하거나 주절대고 싶은 웃픈 얘기들이 떠오르면 글쓰기 창을 열어요.

오늘이 그런 아침이네요.

이사 얘기를 할까요, 노화 얘기를 할까요.

두 가지 다 해볼랍니다.

이사를 앞두고 있고, 이사 준비에 노화가 날로 가속화 되고 있는 요즘이거든요.

전에도 한 번 여기다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재작년 봄, 남편이 청약을 했고 덜컥 당첨이 됐습니다.

그리고 올 가을 저희는 이사를 합니다.

결혼 6년 만에 첫 이사네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30대 꼬랑지를 지르밟고 늦결혼을 했고, 신혼이지만 내년이면 나이는 벌써 40대 후반인... 신혼부부면서 갱년기를 맞고 있는 늙은신혼아내 입니다.

그런데 6년 전엔 이러지 않았어요.

그때의 결혼 준비와 지금의 이사 준비를 비교해 보면, 그때는 평생 못할 줄 알았던 결혼을 하게 돼서 였을까요. 밥솥 하나 사겠다고 왕복 2,3시간 거리를 쏘다녀도, 그 밤엔 지금 남편을 만나 신혼여행 계획을 세우고 그랬답니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 아니면 언제 또 해보겠냐며, 하고싶은 거 사고싶은 거 참 지르기도 많이 질렀는데..

그래서일까, 그때 장만한 신혼 살림이 지금 이사갈 집엔 전혀 맞지가 않습니다!

사이즈도 분위기도 다, 다, 다... 큰 일 입니다 고금리시대에 주택 대출로도 허리가 휘는데, 사야할 거 바꿔야 할 게 왜 이리 많나요.

그런데 그때와 달리 지금은 노후도 걱정이라, 맘껏 지르지도 못하고...

해서 지금 살림을 어느 정도 살리면서, 뭘 어떻게 넣어야 최적일까, 매일이 그 고민이고 서치의 나날 입니다.

그러다 보니 며칠 전부턴 눈도 침침해졌어요.

전에도 약 설명서나 식품 조리법 같은 건 대충 읽고, 밤엔 눈 앞이 뿌예 괜히 미세먼지 탓을 하곤 했는데..결정적였던 건, 일본어 공부를 하는데 한자 위에 요미가타가 안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두둥, 돋보기를 맞췄습니다.

그랬더니 웬걸요. 마치 한글 문서 편집할 때 글자 크기를 키우고 진하기를 설정한 것마냥 눈 앞이 훤~해졌습 니다. 도리어 며칠 썼더니, 이제는 돋보기 없인 핸드폰도 못보겠어요.

그건 그렇고. 다시 이사 이야기로 돌아와서...

곧 있을 사전점검엔 업체를 써야 할까 말까..

청소포로 커버되던 집을 떠나 새로운 집엔 어떤 청소기를 들일까...

가전은 이전 설치를 할까 말까...

침대는 싱글을 추가할까 아예 라지킹으로 바꿀까...

무릎도 안 좋은데, 이사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삿날엔 비가 올까 안올까... 심지어 날씨 걱정까지.

고민에 고민이고, 탈모에 흰머리 추가 입니다.

뒤통수에 나는 흰머리야 내 눈에 안띄니 패스지만, 귀밑머리나 정수리에 흰머리가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는 염색을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돋보기를 써서 더 잘 보이나) 오늘 아침엔 정수리에서 짧은 가닥 흰머리를 서너 개나 발견했습니다.

돋보기에 이어 흰머리 염색도 해야하나 봅니다.

그러니 기대와 설렘도 넘치지만, 걱정과 고됨도 뒤쳐지지 않는 이사 준비네요.

그렇지만 이삿날만큼은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엊그제인가요. 이사 준비로 2Kg나 살이 빠졌지만 이사 후 새 집에서 맞는 상쾌한 아침 기분을 전해주신 회원님이 계셨는데, 저도 꼭 그 기분 맛보고 싶어요.

그 기분 맛 본 후에 저도 꼭 게시글 남기겠습니다.



이사 이튿날 아침, 남은 짐정리로 바빴던 나는 아쉽게도 게시글을 올리지 못했지만...

마침 그때 찍어둔 사진 한 장이 있어, 여기서 소개해 본다.


새 집에서 자고 일어난 첫 아침.

우리는 작은 방 1,2 사이 가벽을 없애고 하나의 방을 만들어, 여기를 안방으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이사 오면서 싱글 침대 하나를 추가로 더 들였다.

결혼 6년 만에 남편과 나는 비로소 각 침대를 쓰기 시작했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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