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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May 04. 2023

흩어지지 않는 이름

[영화 #8.] <가족의 색깔>은 아름다워

새로운 결합을 통해 확장을 이루며 그렇게 가족은 탄생한다.

정해둔 경계가 없듯 다채로운 정서는 무해하기까지 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연휴가 이어진 지난 주말은 일본 영화를 찾아보며 시간을 보냈다.

'가족'을 키워드로 발견한 영화 ‘가족의 색깔'.

함께라 반짝이는 이들을 보며, 사랑이 만드는 힘을 확인하고 확신했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남편의 아들과 남겨진 여자는 남편의 고향집으로 떠난다.

그녀의 새로운 꿈인 기관사가 되는 것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는 것 모두 지키고 싶은 사랑이 이유다.

아들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아들의 깊은 원망을 사며 단절되었던 아버지. 말없이 긴 시간이 흐르고, 불현듯 아들의 유해와 함께 나타난 아들의 여자와 손주를 받아들이며 가족이 되는 그.

상실의 빈자리는 온기로 희망을 반짝이고, '가족'이라는 이름은 흩어지지 않고 그렇듯 더 깊어져간다.


친구들에게 있는 부모란 존재가 과거가 되어버린 현실에 모진 빈 말을 내뱉기도 하지만, 슌야에게 가족은 지금을 함께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아키라다.

엄마라 부르진 않아도 '가족'이라 부르는 슌야의 내레이션 역시 깊은 울림이었다.


솔직히 난 지금도 아빠를 떠올리고 슬퍼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은 지금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요



사랑은 사랑을 알아보듯 구태여 묻지 않아도 가족의 모든 곳에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이 있다.

이 사랑은 서로를 향해 더욱 깊어지는 것이라 느려도 괜찮다.

영화 <가족의 색깔>이 시사하는 가족의 세계관은 믿고 기다려주기에 과함도 모자람도 없이 아름다운 것이었다.


붙임) 영화의 레시피를 따라 고구마를 큼직하게 썰어 넣은 카레는 예상대로 굿.


★오늘의 추천 BGM

THANATOS - If I can't be yours (출처: S2P [Thai Lyrics]: infinity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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