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문득 오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운 May 10. 2024

낯선 외출

해피엔딩을 바라며

하루 여러 차례 울리는 재난 문자는 누군가를 다급히 찾고 있다.

홍수, 지진보다 가깝고 빈번한 개인의 아픔들이다.

잃게 되는 것과 잃어버리는 것이 다르듯 동일한 절망도 더 애가 탄다.

도착한 알람을 더 꼼꼼히 읽게 된다. 

메시지는 대상이 현재 어느 곳을 배회중인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부터 키, 몸무게까지 명료한 낱말들로 나열되어 있다. 

연령 또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하다. 

대체로 길을 잃었거나 기억을 잃은 이들이다. 


무력한 마음뿐인 나는 잠시 기도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길에 놓인 낯선 걸음들이 안전해지길. 부디 가족을 만나게 되길.   


결말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마음 곁에서 해피엔딩을 바라본다. 

고된 외출 끝에 집에 도착하길 바라며. 




※ 대문 이미지 출처: Pexels.com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첫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