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난지 40일, 이제 방 한켠에 신생아가 누워있는 것이 익숙해질 즈음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딴짓만 하려고 하면 아기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게다가 어쩐지 자꾸 나를 보고있는 것 같다. 네이버에 ‘신생아도 심심함을 느끼는지’ 검색해봤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엄마들이 많았다. 왠지 날 바라보는 아기를 방치하기 미안해서였다.
알고보니 아기가 눈을 뜨고 있다고 모든 시간을 함께해야하는 건 아니었다. 외려 스스로 심심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많은 걸 못하는 아기가 되어 분리불안이 올 수 있다고.
덧붙여 산후도우미 선생님 말로는 이랬다.
“얘가 심심해보여요? 그런 것 같아도 얼마나 바쁜데. 팔 다리 움직이며 근육 키우지, 배에 힘주며 장기 기능 활성화시키지, 몸 배배 꼬면서 저 혼자 신체를 열심히 키우는거예요. 아기도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해요. 내가 배가 고픈지 엉덩이가 불편한지 생각해보고 부를 수 있게 해야지, 모든 게 자동으로 되면 안되지요. 어떤 면에서는 엄마 아빠가 무던해야 해요“
특히 모성애와 에겐력 뿜뿜한 요즘 엄마들 감성에 공감하기 어려웠던 내게 참으로 좋은 말씀이었다.
“난 이기적이라서 아기 못 낳아“
육아보다 자기 삶을 더 소중히 하는 친구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오늘은 그 말에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겠다.
“아니, 나는 이기적이라서 더 잘 키울 거야.”
서로 Win-win하는 돌봄을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더욱 성숙한 모성애의 실현이 아닐까? 역방쿠 위에서 주먹고기를 먹고 싶어 버둥거리는 너를 지켜본다. 아가는 아가대로 제 몸을 공부해가고, 엄마도 그런 아가를 믿고 하던 공부를 이어간다. 오늘도 우리가 한 뼘 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