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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May 24. 2024

아이와의 대화; 아이의 마음 표현. beginning.

위클래스 선생님과 교육분석 선생님의 조언

학기 초 위클래스에서

부모 면담을 신청받았다.

바로 신청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이니만큼

인사 나누고 싶었다.


상담일 하면서

위클래스 교사분들과 통화만 해봤지

학부모로 직접 뵙는 건 처음이었다.

긴장되었다.


걱정과 달리 편하게 이야기 나눴다.


"어머니 얘기 들어보니 아이가 순한 기질이네요.

 어린이집에서 혼났던 거나 안 좋았던 일을

 얘기하지 않았던 부분은 어머니가 샘플로 보여주셔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까 아버지랑 싸우고 속상했던 얘기처럼요.

 좋았던 거 같아요.

 엄마가 먼저 그렇게 마음을 표현해 주시면

 아이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좋은 말씀이네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제 자식일이 되니

 상담사여도 소용이 없네요."

몇 년 전 아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아버지랑 크게 싸우고 난 며칠 뒤였다.


"○○야, 엄마가 할아버지랑 싸웠는데

 사과드려야 하는데 입이 안 떨어지네. 어쩌지?"

"죄송합니다 해."

"맞다, 그래. 그렇게 할게. ○○야, 마카롱 사줄까?"

"엄마 사과하고 사줘."

"응."


며칠 뒤 집 앞 커피숍에서 부모님 두 분 모시고 사과드렸다.

아이는 할아버지 옆에 앉아 있었다.


"엄마, 사과드렸다. 이제 너 좋아하는 마카롱 먹을까?"

"응."


위클래스 교사분의 조언이 생각났다.

"○○야, 엄마 팀장님께 혼나 속상해."

"혼난 돼지 엄마."


그리고 며칠 뒤 교육분석을 받았다.

"잘했네. 거기에 덧붙이면 어떨까.

 혼났던 일은 잘 처리해서 괜찮아.

 속상한 거에서 안 끝나면 좋겠어서."

"아, 네.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날 퇴근길 아이에게 전화했다.

아이는 집전화가 울리면 바로 나인 줄 안다.

그 번호로 전화하는 사람은 나뿐이다.

아이는 바로 "혼난 돼지 엄마" 한다.

"○○야, 엄마 혼난 거 잘 처리해서 해결했다."

"또 혼나면 영영 혼난 돼지."

그렇게 통화는 몇 초 만에 종료.

 통화를 하기까지 몇 해가 걸린 셈이다.

아이가 크고 있듯 나도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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