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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Jul 12. 2022

시간이 흐르는 것에 대한 먹먹함, 그리고 그만큼의 성장

감정 알아차림<2022.6.16. 19:56>

'동기와 정서' 마지막 강의를 마주하며


  LMS 실시간 강의 목차 화면에 ‘동기와 정서 15주 차 마지막 강의’라고 쓰여 있는 글자를 보고 기분이 이상했다. 뭔가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해야 할 것만 같은 묘한 감정이었다. 15번뿐이 안 되는 수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15주라는 게 전체 학차로 보면 큰 부분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매주 나눈 이야기와 감정들이 있기에 ‘15’라는 숫자의 일부로 취급하면 안 되는 감정이었다. 15개월 된 아이만큼 나의 감정도 성장했을까. 유독 이번 수업의 ‘15주 차 마지막 강의’라는 저 ‘마지막’이란 단어가 왜 이리 아쉬울까.


  코로나 정국이 끝난 것 같다. 버스 정거장 맞은편 노점상 테이블에 그득그득 모여 앉아 술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학생들, 아저씨들, 동네 주민들을 보며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이었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몇 년 간의 코로나를 지내온 시간들이 떠오르며 왠지 모를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코로나와 ‘동기와 정서’라는 수업을 매칭 시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의 기대감과 설렘, 또 다른 감정들이 올라오게 한 것은 비슷했던 것 같다. 노점상의 테이블에 모여 있던 그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보기에도 흐뭇했다.


  시간은 흐른다. 코로나를 겪어 낸 시간들을 보내며 ‘와, 이제 시작이다!’ 하고 가슴을 활짝 펼 수 있는 순간이 왔다. 하지만 이 순간이 있기 위해 나의 시간들이 지나왔다. 지나 보내는 시간은 항상 먹먹하고 아쉽기만 하다.


  ‘동기와 정서’ 수업을 끝낸 나는 이제 4학 차가 된다. 이 수업을 듣는 15주의 시간 동안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마지막 수업쯤 나의 생각들도 정리가 되었다. 커리큘럼 상의 15주 차 시간 동안 내 인생의 15주 차를 함께 살았다.


  내 시간이 15주 차 앞으로 온 만큼 또 그만큼 15주의 시간이 내 뒤편으로 지나갔다. 시간이 흐르는 것은 언제나 먹먹함을 주지만, 내가 성장한 15주만큼의 설렘도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인생을 대하는 나의 감정은 더욱 풍부해지는 것 같다.


  (그동안 교수님의 훌륭한 가르침 속에서,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학우 선생님들 덕분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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