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 우리 아가

기도II

by 세만월

카페에서 상담보고서를 쓰다가

집으로 왔다.

어머니 아버지는 아이랑 이발하러

미용실로 갔다.

집에 와 4시쯤 늦은 점심을 하고

소파에 누우니

잠이 솔솔 쏟아졌다.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미용실 이모라고 떴다.


어, 이모가 왜 전화를 했지?

아직 다들 도착을 안 했나?


전화를 받았다.

네, 이모.


엄마~

아, ○○였어?

엄마, 어디야?

집이야. 배고파서 요구르트 먹었어.

아, 그래? 엄마 먹고 나서 할 거 있어?

아니, ○○ 이발하고 오는 거 기다릴 건데.

그럼 나 가면 킥보드 들고 어제처럼 개울가 가자.

그래, 가자.

응.

이발 잘하고 와. 기다릴게.


서너 살 애기 때 목소리 같았다.

엄마~ 하고 아이가 날 부를 때 참 좋다.


아이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엄마" 하고 불렀다.

우리는 킥보드를 챙겨 바로 개울가로 갔다.

다리 스트레칭, 상체 운동, 허리 돌리기

운동기구 세 개를 3세트씩 10번을 하고 돌아왔다.


엄마, 토요일에 또 오자.

그래. 이번 주는 ○○ 아빠한테 가는 날이니까

담주 토요일에 또 오자.


아이가 며칠 아프고 난 뒤

다시 엄마, 엄마 찾으며

나를 놀려대는 아이 모습이 반가웠다.


아이에게도 힘든 시기일 테지만

○○가 대녀님보다 강해요.

영리한 아이니 걱정하지 말아요.

오늘 낮 대모님이 내게 보내주신 문자가 생각났다.


아이를 위해 엄마로서 기도하자.

하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그것뿐이 없는 것 같았다.


자리에 나란히 누워

Why 로켓 탐사선 책을 읽어 주자

아이는 바로 잠이 들었다.


잘 자라, 우리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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