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
아이가 학원에 가 있는 시간에
나는 마트에서 떡볶이 떡을 사서
집에 먼저 가 기다리기로 했다.
아이가 오면
흔한 남매 책에 나오는 떡꼬치를
같이 만들기로 했다.
오늘 아침은
며칠 전 아이와 유튜브에서 본 토스트를
아이는 맛있게 먹고 갔다.
엄마, 나 내일도 해줘.
그래.
엄마, 내일은 오늘보다 10분 빨리 해줘.
알겠어. 그럼 오늘 떡 살 때 식빵도 사야겠다.
요즘 드는 생각은
나는 내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나는 내 아이의 엄마다.
내가 이렇게 이렇게 아이한테 해주니까 아이는 잘 클거야
라는 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해주었기 때문에 아이가 잘 큰다?
이만큼 욕심이 없고 이만큼 무지함이 없구나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엇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이
사는 것이 의미만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고
수학공식 풀듯 정답만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며
의미 없이 '그저'라는 단어가 어울릴 때가 더 많기에.
나는 오늘 오후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너무나 먼 미래에 의미를 끌어와 붙이기보다는
코 앞에서 놓칠 수 있는 아이와의 시간에 집중하려고 한다.
너무나 먼 미래에 어떠한 의미를 갖다 붙이기에는
인생이란 아이 앞에 한 아이의 엄마인 나는 너무나 작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