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와 아이

상담자와 엄마

by 세만월

서울역이다.


예전 수술로 정기검진을 받았다.

혹이 조금 커져 6개월 뒤에 다시 보기로 했다.

수첩에 날짜를 적어두려고 보니

와, 올 한 해가 지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시간을 지나고 보면 12월에 나는 또 여기 있을 테니

하는 안도감 같은 거였다.


서울역사 내 커피숍에서

오늘 저녁에 있는 창세기반 성경 모임

과제를 하였다.


기차를 탔다.

자리에 앉았다.


좋다.


기차에서 내리면

아이 학원으로 가 아이랑 다과 장을 보고

미술학원에 간다.


좋다.


상담 장면에서

내담자만 상담사에게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상담사도 내담자에게 기운을 받는다.


어제 만난 초등학생 여아 내담자와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짓고 그에 그림을 그렸다.

이야기책 그림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오늘 선생님하고 같이 작업하면서 어땠어?

뭔가 정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생각 않고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도 만드니까 좋았어요.

○○가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어, 선생님이 본 게 맞을까?

네. 집중했어요.

집중할 때 기분이 어땠어?

좋았어요. 자유로웠어요.

그래. 앞으로도 그 기분을 기억해. 아주 중요한 거야.

나중에 ○○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다시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럼 다음에 이어서 작업하자.

네, 좋아요.


내담자 아이가 몰입해 있는 장면은 나 또한 기운을 받는다.

내담자와의 소통은 나를 살려준다.


자녀도 그런 것 같다.

아이는 나에게 애착을 경험하게 해 주는 귀한 존재다.

엄마만 아이에게 애착을 경험하게 해 주는 존재가 아니다.

아이를 통해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은

표현할 수 없이 크다.

우주라고 하면 표현이 될까?


아이가 자기의 우주를

무럭무럭 탐험해 나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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