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붙여준 상담이란 직업

지치지 않고 같이 걸어가는(Feat. 교육분석)

by 세만월

지금 기분은 어때?


인생의 목표가 바뀐 기분이에요.

그동안 힘들게 살았으니 앞으로는 좋아질 거야

하는 생각보다는

그동안 힘들었던 만큼 앞으로도 힘들더라도

내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살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요.

제 목표가 바뀐 것 같아요.


출렁다리처럼 가슴이 출렁 내려앉는 게 싫더라고요.

제 마음이 출렁 내려앉지 않으면 좋겠어요.


다른 친구들은 다 달려가고 있는데

저는 멈춰 있는 것 같아 서럽기도 해요.


내담자 한 분을 한 달 정도 못 봤어요.

노쇼인데, 그다음 날이나 다른 날 죄송하다고

일하느라 바빴다고 연락이 와요.

오늘도 상담 시간 지나고 늦게 전화가 와서

편한 시간으로 좀 늦추고 요일도 조정했어요.

이분에게 다 맞춰줘요.

그런데 딱 한 가지 제가 염두하는 건 있어요.

설사 이분이 상담을 하고 싶지 않은 거라면

본인이 상담을 안 받았으면 한다는 의사 표현을

상담사인 내게 직접 하는 거요.


상담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다.

교육분석 선생님도 날 참 많이 기다려주셨다.

내 내담자도 시간이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남들 비위 맞추며 살면서

자기 할 일이라며 이것저것 해내며 사느라

참으로 지치는 때가 많은 내담자이다.


자신이 주인이 되는 상담 장면에서만큼은

그것이 어떤 얘기일지라도

그것이 한 번의 경험일지라도

의사표현을 해보는 경험은 중요할 거란 생각이었다.


교육분석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미소를 지으며,


수제자야. 그동안 나한테 잘 배웠네.


작은 공간 마련해서 내담자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그래서 집단상담을 하고 싶어요.

사람들과 인격체로 만나 소통하는.

인생살이 거머리라 할 만큼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상담이란 직업을 제 옆에 붙여주셨나

하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지치지 말고 같이 걸어가라고.


지난번 연수받으며 느낀 것들이 많아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오늘 일 얘기하느라고 못 했어요. 상담사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었거든요.


그것도 얘기해 보자고. (네.)


늦은 교육분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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