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담기

담아낼 준비

by 세만월

이어폰을 빼고

무더위 소리를 들었다.

몸집이 큰 나무를 지나면

귀청이 떨어질세라

맴맴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고

개울가를 지나면

졸졸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고

개울물 바위 위에 한가로이 쉬고 있는

청둥오리의 여유가 들렸다.


개울가 지나 산책로에 들어서니

집 앞마당 잔디 깎는 소리가 보였고

오토바이 타고 볼일 보러 나가는 소리가 보였고

견주와 강아지가 산책하는 소리가 보였다.


산책로 지나 역에 이르니

장이 서 있었다.

무더위에도 북적대는 사람들 소리가 보였다.


어느덧 성당에 이르니

평온한 소리가 보였다.


귀를 트니 더위가 가셨고

이어폰 자리에 바람소리가 들렸다.

평온함이 보였다.


무더위에 피어 있는 들꽃과 풀 나무에서

강렬한 태양빛 마주하고 있는

자연의 이글거림 소리가 보였다.


이런저런 소리들이 들리니

보이기 시작했고

눈에 담았다.

마음이 열리고

담아낼 준비를 하는듯했다.

평온함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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