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어제 오후
성당에서 오전 미사를 마치고
근처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어머, 여기 있었네요.
성당 수녀님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셨다.
근데 이게 뭐예요?
아, 다음 학기까지 논문 두 편 준비하고 있거든요.
아, 그렇구나. 분야가 뭐예요?
상담심리요.
아, 내년에 같이 일하자 할라 했는데
하며 아쉬워하셨다.
시켜만 주세요.
정말이죠?
네.
약속.
새끼손가락 걸자며
활짝 웃으셨다.
하느님께 약속요.
다시 한번 강조해 말씀하셨다.
네네.
환하게 웃음꽃
예쁜 기운
내게 주시고
일행들과 카페를 떠나셨다.
엄마에게 수녀님과 만난 이야기를 했다.
너, 시간도 없으면서.
약속 남발하면 안 돼.
어머니는
가뜩이나 시간에 종종 거릴까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농담 반 걱정 반이었던 것 같다.
시간은 주실 거예요.
봉사하고 싶었어요.
그래, 좋아.
근데 어떤 일을 주실까?
엄마와 통화를 끊고
수녀님과 만났던 여운 속에
문득 궁금해졌다.
궁금함에 설렜다.
내게 주신 축복에
보답할 수 있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