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의 비교 없이는 어려운, 나에 대한 긍정 신뢰
감정 알아차림<2022.12.16>(with교육분석)
"평소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건 남들의 피드백이 좋았을 때였어요.
하지만 남과의 비교나 대상이 없이 나만 놓여 있을 땐 나에 대한 '할 수 있다'라는 신뢰가 없어요."
"누가 잘한다 해 주지 않아도 이제는 스스로가 해 줘야 해.
안 그러면, 타인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좌지우지돼.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거야.
그래서 누구와 있는지가 중요해져."
논문 프로포절을 어제 제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교육분석을 받았다.
올 한 해 어떻게 보낸 것 같아?
로켓처럼 순간에, 찰나로, 기억돼요.
연초 이혼부터 수술, 회사일, 2,3,4학차, 퇴사, 종합시험, 논문리뷰, 세미프로포절, 프로포절 등 논문 절차들...
허망하진 않은데, 그 많은 것들이 찰나로, 순간으로 기억돼요.
OO이가 누구보다 올 한 해 꽉 차게 보내서 그런 거야.
보통 연말 연초 센치해져서 영향을 받는 편인데
올해는 덜한 것 같아요. 논문 쓰느라 그런 것도 같고요.
예전엔 허망했는데 올해는 허망하지 않은 이유는?
내실을 쌓았다는 생각에, 쌓고 있다는 생각에 그런 것도 같아요.
그리고 브런치에도 2022년도 나의 시간을 기록해서 책을 발행했고,
논문도 <나를 사랑하기까지 2탄>(브런치 발행) 격이고요.
안 좋은 일들은 생각이 잘 안 나고 논문 때문에 그런지
그래도 좋은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고 있고,
논문도 그 길을 위해 필요한 절차로 단계단계 밟아나가고 있어서
중심이 생겨 흔들리지 않는 거야.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아.
미래 내가 하고 싶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딱 정해져서
그 길을 가고 있으니 중심이 잡히는 거지.
올 한 해 쭉 생각하면서,
"논문 못 쓸 것 같다며 휴학하겠다" 하고,
"회사 파트로 주 1~2회 나가서 하겠다" 하고,
고민하던 OO이에게 지금 OO이가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회사 다님 큰일 날 뻔했겠다(?) (하하하)
휴학 생각했던 때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했었어.
그런데 이전 대학원 때 논문 못 쓴 것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유독 더 불안해 보였어.
못 할까 봐 불안했어요.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 '할 수 없다'는 생각이 훨씬 컸거든요.
OO이는 잘하는 게 많아.
올 한 해 그런 속에서 브런치 책도 발행했어.
글을 잘 써.
영어도 하니깐 논문 볼 때 수월해.
매 학기마다 상담 피드백이 좋아.
한 연구소 소장님은 상담자 아우라가 있다고까지 했어.
그런데도 불안해?
나 자신이 못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
본인이 가진 능력을 과소평가해.
본인에 대한 파악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자기를 믿어 줘도 될 만큼 잘해.
그런데 저는 그런 칭찬의 말이 제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아요.
이질감이 들 때가 있어요. 난 잘하지 않다고 생각돼서.
그럼 브런치에 글 쓰는 건? 주변에 글 쓰는 사람보다 안 쓰는 사람이 더 많아.
그렇긴 한데 브런치 안에서는 저보다 잘 쓰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요.
그들보단 못한다네.
네.
영어는?
통번역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통번역은 본인 전공이 아니야. 그들과 비교하려면 본인이 먼저 통번역 전공을 하고 난 후에 비교해 봐야 해.
논문은?
상담사들 중에 잘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에 비하면 난 못한다네.
네.
아, 제가 계속 상위 그룹을 놓고 저를 밑이라고 생각하네요.
평소 내가 잘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지만, 막상 보면 못한다고 생각해요.
평소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건 남들의 피드백이 좋았을 때였어요.
하지만 남과의 비교나 대상이 없이 나만 놓여 있을 땐 나에 대한 '할 수 있다'라는 신뢰가 없어요.
누가 잘한다 해 주지 않아도 이제는 스스로가 해 줘야 해.
안 그러면, 타인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좌지우지돼.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거야.
그래서 누구와 있는지가 중요해져.
좋은 말을 해 주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의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나에게 자꾸 말해 주면서 인식시켜 줘야 해.
너는 능력 있다,
너는 할 수 있다,라고.
그런데 지금 제 내담자들에게 하는 말을
저도 똑같이 선생님께 듣고 있어요.
알고 있어도 나에게 적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하하하)
그리고
켜켜이 선생님과 상담받은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 깨닫는 게 쉽게 바로바로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망치로 맞은 통찰의 기분은 아니지만, 깨달았다고 말한 게 그래서 그런 걸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