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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d for Travel

노르딕 퀴진 맛보기는 만프레드, 길을 잃고 싶던 푸르름

Hygge Copenhagen # 7

by Wendy An

다시 찾은 코펜하겐의 SO HOT & HIP한 동네 Jægersborggade(예어스보겔). 자석처럼 나를 끌어들이고 잡아 당기는 것만 같은 이 곳. 아주 은은한 매력이 깃든 트렌디한 곳이다. 그 은은한 매력을 계속해서 느끼고 빨아 들이기 위해선 한 번의 발걸음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번 아침 식사를 위해 GRØD를 찾았던 때와는 달리 이번엔 점심식사와 오후 산책을 위해 발걸음 했다. 조금 더 찬찬히 둘러보며 느릿느릿 거닐어보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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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밀조밀하지만 사이좋게 자리한 컬러풀 건물은 배경이 되어주고, 벤치 위로 솟아난 한 그루 화분의 자태는 아름답고도 강렬하기 그지없다. 이 깜찍하고 발랄한 아이디어 같으니라고!! 역시 코펜하겐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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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이는 2층에 살고싶고나. 어느쪽이든,, 후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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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도 찬란한 최고의 노르딕 퀴진 Noma의 아들 격인 레스토랑 relæ(렐래).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곳이다. 노마의 수석 셰프였던 셰프가 헤드셰프라고 한다. 노마보다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노마의 철학을 엿보고 맛볼 수 있는 곳. 이 곳을 예약하려다 식재료와 스타일이 꽤 겹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선, 고민끝에 점심을 위한 선택은 relæ의 형제격인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레스토랑으로 결정! 선택은 탁월했다. ^^ 다시 코펜하겐을 찾는다면 반드시 1년 전부터 준비하여 Noma의 예약에 성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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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도 벤치에서 피어나고 솟아난 화분이 그림 작품과 함께 놓여져 있다. 아, 정말이지 훔쳐오고 싶은 아이디어. 번뜩이는 재치와 세련된 디자인 감각이 한데 섞여 더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 디자인 천국 코펜하겐!! I Love Copenhagen, oh 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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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로즈마리 향이 코 끝을 스치는 듯했다. 강렬한 핑크가 참말 맘에 든다. 푸르른 로즈마리는 생동감이 가득가득. 그래, 내 마음도 발걸음도 이와 같아 보자. 그 때의 기분을 기억한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다. 다시 여행자의 마인드와 세포가 깨어나는 것만 같아 잠시나마 행복해지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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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ægersboggarde(예어스보겔)은 섬세히,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디테일이 매우 살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기품있기만 한 줄 알았던 덴마크 의자는 친절하기까지 하다. 넝쿨에 양보한 위엄. 후훗 ^^ 코펜하겐은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예쁘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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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identity가 분명하면서도 매력적인 shop이 있을까! 신비롭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한 드로잉 작품들이 가득했던 곳. 바깥 벽에 걸려 있는 작품들이 쇼윈도에 다시 액자 역할을 해주는 것만 같다. 부드러이 품어주는 듯한, 더 돋보이도록 지지해주는 듯한... 주인의 어여쁘고도 깊이 있는 센스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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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런치를 예약해 두었던 레스토랑 Manfreds(만프레드)에 도착했다. 설렘이 폭발하는 순간! relæ의 바로 건너편에 있다. 인기가 워낙 많은 곳이라 예약을 미리 하는 게 좋다. 나는야 몸도 마음도 가벼운, 그렇지만 미리 예약하는 바지런함을 발휘한(ㅎㅎ) 나홀로 여행자. 가뿐하게 총총 입장한다.

http://manfreds.dk/en/bo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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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Wendy! Hi, Wendy! Welcome!이라 외치는 그의 따스함에 고독한 여행자 마음은 사르르르 녹아 내린다. 예약 확인을 마치고 자리로 안내 받았다. 투박한 원목 테이블에 시크하게 놓여져 있는 커트러리. 뭔가 더 세련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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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에서의 view. 예약을 미처 못했을 땐 bar에서도 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만프레드의 원래 이름은 manfreds & vin이다. 와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뜨거운 연인관계라고나 할까. 퇴근 후 무심한 듯 이곳에 찾아와 bar에 홀로 자리잡고 와인 한 잔 벗삼아 하루의 노곤함을 날려 버리는 상상을 해본다. 이마저도 즐겁기 그지없군...

상부에 진열된 와인병들이 각양각색 매력적인 인테리어 아이템이 되어준다. 스툴이 참 탐났다. 하나만 가져오고 싶단 생각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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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구조의 건물인 듯하다. 아니면 은근히 의도된 구조일까. 내부에도 좌석이 더 마련돼 있다. 덜 마감된 듯한 외벽의 느낌과 비밀스러운 회동을 하러 들어가야될 듯한 분위기가 꽤 맘에 들었다. 저녁에 오면 이 분위기에 와인이 더해져 장난 아니겠군 ^^ 소개팅 성공 스토리가 많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살포시 해본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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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매니저님 온화한 미소를 건네며 메뉴판을 가져다 주었다. 이 심플한 메뉴판이 왜이렇게도 매력적인걸까 싶었는데, 다시 들여다 보니 폰트가 참 매력적이다. 나는야 당연히도 런치 코스 chef's choice로 결정. 아.... 기다리는 마음이 어찌나 콩닥콩닥 두근대던지...! 드디어 노르딕 퀴진을 맛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순간의 탄생을 앞 둔 것 아니겠는가. 이런 기다림은 백만번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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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 같았다면 주저없이 와인 리스트를 물었을테지만, 제철 과일을 이용한 주스가 음식과 궁합이 너무 잘맞는다는 멋진 소문을 들었던 터라 와인은 저녁 어느 때로 미루고 사과 주스로 주문했다. 진하기가 기가 막혔던 단연 명품 주스. 향과 식감과 맛의 완벽한 조화였다. 기분좋게 한쪽 눈 찡그리게 되는 상큼함은 보너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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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브레드. 신선함과 향이 압도적. 보이는 것과는 달리 식감은 정말 부드러웠다. 모든 디쉬에 정성을 들이느라 미처 다 먹지 못해서 몹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첫 스타터로 나온 토마토 바질 샐러드는 깊은 토마토 베이스에 정말 신선한 바질과 치즈의 환상저인 조화로 빵과 곁들이기에 최고였다. 어려울 게 하나 없어 보이는 재료의 조합이자 맛의 조합인데, 막상 돌아와서 해보려니 맛은 흉내낼 수 없더라는... 비밀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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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재료는 기본이었지만, 그 위에 어떤 마법을 덧댄걸까.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비니거 그리고 토마토 맛에 더해진 바질향 그리고 치즈가 마무리로 더해 준 풍미가 부드러운 빵과 함께 시너지 폭발이었다. 기본에 충실하지만 깊은 맛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진정한 프로의 맛이랄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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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타터. 기품있는 모습으로, 낯선 향과 함께 등장한 오이다. 오이가 이렇게도 고급스런 식재료였단 말인가! 얇게 슬라이스된 오이 위에 풍미 가득 진한 올리브 오일과 허브 딜 그리고 메밀 맛이 나는 듯 고소했던 무언가가... 셰프님의 설명을 들었었는데 지금은 아쉽게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매우 맛있던 볶은 곡물이었다. 오이 아래로 수줍은 듯 실키한 크림 치즈 소스가 숨겨져 있었다. 반전과 재미와 우아함이 공존 했던 d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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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스타터. 미니 무쇠 냄비에 톡톡 터진 식감 처리가 기가막히게 된 콘 위에 달콤하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하고 매콤하기도 한 시즈닝이 버무려져 있었고 옹골지게 예쁘디 예쁜 계란 노른자가 살포시 얹어져 있었다. 셰프님께서 가져다 주시면서 잘 저어 섞어 먹으라고 알려 주셨다. 조심스레 휘이 휘이 저어 순식간에 먹어 버리고 말았다. 노른자가 전체적인 농도를 잡아 주는 듯했고, 콘의 재미난 식감에 식욕이 더 돋궈지는 것만 같았다. 정말 흉내내고 싶은 요리다. 사랑하는 그에게 꼭 해주리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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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메인 디쉬는 처음 먹어 보는 식재료, 비트 뿌리 요리였다. Wow! 뭉근한 크림 소스 위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비트 뿌리를 얹어 해조류를 튀겨 가니쉬 한 dish. 우선 식재료에서 오감이 자극됐고, 아이디어에 재미났고, 완벽하게 조화되는 맛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감동으로 빠져들었다. 노르딕 퀴진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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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메인 디쉬이자 마지막 요리는 오리 콩피. 정교하고 완벽했던 레어 굽기와 데침과 굽기와 볶음의 어느 중간 즈음에 있을 듯한 향과 맛을 자아냈던 채소가 곁들여진 dish. 보기엔 매우 소박한 듯하지만 맛과 풍미로 단연 메인의 기품을 잔뜩 자아냈다. 육즙이 살아있었고, 사르르 녹 듯 부드러움이 일품이었다. 간도 완벽했던 기억. 하....맛을 향한 그리움이, 이 도시를 향한 그리움으로 물밀 듯이 몰려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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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웠던 that boy! 미국인들인 듯했던 옆 테이블 손님들과 수다 행진 벌였던 저 boy가 스스로를 소개하기를 relæ 소속 셰프라고... ^^ 오늘이 쉬는 날이라 셰프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왔단다. 휴식도 할겸 친구도 만날겸 만프레드에 와인 한 잔을 하러 왔다는 boy. 하도 수다스러워서 아니 들을 수가 없었던 스토리. 미식의 성지가 되어 가고 있는 예어스보겔에서 셰프들은 서로 형제처럼, 친구처럼 교류하고 어울리며 지낸다고 한다. Sounds great! :) 이 곳의 음식과 문화가 이들 손에 달려있구나. 예어스보겔의 미래가 저 청년의 어깨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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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ægersborggade(예어스보겔)에서 10분 이내로 걷다 보면 푸르름이 짙은, 웅장하고도 넓은, 사랑하는 이와 한없이 걷고싶은, 아름다운 공원에 다다르게 된다. 바로 Assistens cemetery 공원(Assistens Kirkegård)이다. 우리에게 동화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건네 주었던 안데르센의 묘지가 있는 공원이다. 햇살 한 가득 받으며 오후 한적한 산책내지는 독서를 하기에 문자 그대로 완.벽.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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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길을 부러 잃어보고자 이리로 걷기도 하고 저리로 걷기도 하며 구석구석을 탐험했다. 거닐다 쉬다 멍하니 무언가를 바라보다 그렇게... 정처없이 헤매도 좋기만 할 곳이 있다면 바로 여기 아닐까. 걱정도 긴장도 없이 마음도 걸음도 가볍게 사뿐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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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산책하다 목 마를라 강아지들 물 먹이는 사랑스러운 모습도 다 좋더라. 나도 따스한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잠시 책을 읽고, 잠시 끄적였다. 일상에 가까웠던 순간들이 더 잊혀지지 않는다. 서울에선 같을 순 없는 모습이어서겠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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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욕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도 예쁘다. 이 햇살이 이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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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과 탐색과 독서와 끄적임을 한참 하다보니 커피가 그리워졌다. 다시 Jægerborggade(예어스보겔)로 돌아와 애정하는 The Coffee Collective로 향했다. 토르브할렌 마켓에 있는 곳과는 또 다른 분위기. 더 아기자기하고 차분하고 귀여운 공간이다. 당연히 단연 라떼 타임을 가졌다. 이 부드러움을 어찌 묘사해야 할까. 이 실키함과 깊은 맛의 조합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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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을 하는 커피 로스터스다. 덴마크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the Coffee Collective. 원두를 더 많이 못사왔던 게 참 아쉬웠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카페를 들어설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그윽하고 깊은 커피 향에 마음이 마사지 받는 기분이랄까... ^^

창가에 자리를 잡고 잠시 쉼을 가졌다. 팔도 다리도 마음도 생각도.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순간. 시간이 단 10분이라도 멈췄으면 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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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공원 벽면의 포스터들. 이 마저도 아트처럼 보인다. 이쯤되면 맹목적인 사랑이 불타오르는 코펜하겐 열혈팬 모드.... :)

홈 스윗 홈 Hotel Alexandra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정류장을 담아 보았다. 여러 번 탔던 8A버스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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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뒤태를 마음껏 뽐내는 Hotel Alexandra의 자전거. 한 번쯤은 타보았으면 좋았으려나, 싶은 아쉬움이 지금에서야 밀려온다. 두 다리로 열심히도 거닐었던 코펜하겐이지만 다시 간다면 자전거 타고 다니며 더 로컬처럼 머물다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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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 한 켠. 응접실이기도 하고 밤엔 bar이기도 한 공간. 작지만 알차고 멋지다. 은은한 멋스러움을 드러내기보단 우리가 발견하게 해주는 듯한 모습. 따스한 세련미랄까. 호텔로 돌아올 때면 늘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게 되던 곳. 코펜하겐스러움의 미니 버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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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엘리베이터 벽면에 걸려 있던 그 날의 날씨 안내. 이 아날로그함이 왜이렇게도 반가운지...^^ So Lo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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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다. 일상 여행가답게 룸 스윗 룸으로 돌아오니 하루를 편안하게 마감하는 느낌이 들어 한없이 기뻤던 순간. 뮤직 큐! 음악 벗삼아 지도를 펼쳐 거닐었던 루트도 표시해보고, 가계부 쓰듯 비용도 기록해보고, 끄적였던 단상들도 다시 들여다 보는 달콤했던 시간. 어여쁜 조명 덕분에 더 낭만적일 수 있었던 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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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땐 왜 더 정리 욕구가 발동하는지. 평소에 그러면 정말 좋으련만... 후훗 ^^ 욕조에 몸을 담그기 전 잠시 동안 가졌던 정리 타임. 뭔가 즐거움이 한 층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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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코펜하겐에서의 일상이 또 지나갔다. 특별할 것 없으면서도 매우 특별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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