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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Aug 14. 2019

궁금하고 궁금한, 공룡을 찾아 떠나는 여행

[아이와 가기 좋은 제3의 공간] 우리나라 공룡탐험

[아이와 가기 좋은 제3의 공간]에서는 김남매 엄마이자 리틀홈 COO, 이나연 님이 직접 가보고 고른 다양한 공간을 소개합니다.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놀이터 중에서 익숙한 공간이지만 새롭게, 다르게 놀아볼 수 있는 공간이나 미술관 + 놀이터, 박물관 + 공원처럼 여러 공간이 결합되어 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 방법을 바꿔가며 다양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합니다.



글도 못 읽는 아이들이 티라노사우르스, 브라키오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스테고사우르.. 길고도 복잡한 이름을 척척 외우고, 한 자릿수 덧셈도 겨우 하면서 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백악기 가늠할 수도 없는 지구의 역사를 줄줄 읊는다.


리틀홈어린이마켓에서 6살 공룡박사 진우가 꾸민 부스


많은 아이들이 공룡에 매료되는 시기를 보낸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지구에서 사라져 버린 거대한 고대 생물에 현대의 아이들이 맹목적으로 빠져드는 것도 신기한데, 더 놀라운 것은 이때 공룡이라는 대상에 대한 호기심, 이해력, 집중력, 상상력, 암기력 등 온갖 능력이 폭발적으로 발현된다는 점이다. 


나는 자신만만하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공룡에 관한 각종 정보를 쏟아내는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어쩌면 공룡은 실체가 멸종함으로써 환상과 상상으로 영원히 살아남는 현명한 진화를 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한 생물을 넘어선, 아이들의 초능력까지도 끌어내는 특별한 존재로 말이다.  


저 멀리서 공룡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닐까?



공룡과 함께 가는 대한민국 공룡탐험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라면 나들이가 훨씬 쉬워진다. 부모가 일부러 이끌지 않아도 아이들끼리 쉴 새 없이 깔깔대며 새로운 놀이와 흥미요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딘가 미스테리한 매력에, 생김새도 재미있고, 호탕한 성격까지 갖춘 공룡과 함께하는 나들이라면 어떨까? 출발하기 전부터 흥분과 기대로 발을 동동 구르게 되지 않을까? 가는 곳이 어디든 무조건 즐겁지 않을까?


더 많은 아이들을 더 많은 경험의 자리로 이끌어 내는데 공룡만한 친구가 없다는 생각에, 공룡을 테마로 떠나는 대한민국 탐험 지도를 만들었었다. 


지도를 만들기로 계획하고 전국의 공룡과 관련된 장소들을 리스트업 한 후 2년 정도의 시간을 들여 모두 돌아보고 추천 장소 18곳을 선정했다. 너무나 즐거운 기획이었지만 한편으로 우려했던 점은 ‘계속 공룡만 보고 다니는 것이 과연 재미있을까?’였다. 우리가 공룡 연구자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이 여행이 지루하게만 느껴진다면 이 작업은 아무 의미가 없어질 터였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공룡을 찾아 떠난 여행은 아주 흥미로웠고, 공간을 방문할 때마다 우린 새로운 즐거움과 배움을 얻었으며, 아이들은 이미 훌륭한 연구자였다. 



대한민국에서 공룡 여행이라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장담컨데, 이제껏 보지 못했던 우리나라를 보며, 진지하고 현명하게 성장한 아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당장 떠나고 싶지만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망설여지는 분들을 위해 공룡 지도의 스팟 중 개성 있는 세 곳을 소개한다.


리틀홈에서 만든 대한민국 공룡탐험 지도의 모습



첫 번째 공룡 스팟. 태백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


태백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이라 어느 곳에서나 멀고, 딱히 떠오르는 관광지도 없어 쉽게 찾게 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태백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은 수많은 자연사 박물관을 돌고 나서도 다시금 되새기게 되는 특별한 곳이라 이곳을 위해서라도 태백을 방문해보시길 권한다. 


여느 자연사박물관이 공룡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달리, 이곳은 고생대의 생물학적 사건들에 집중한다. 삼엽충, 암모나이트 외 여러 생물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떠한 과정으로 발전해갔는지 찬찬히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다. 


공룡이 나타나기 전엔 어떤 생명체들이 살았을까?
국내 유일의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답게 처음 보는 생명체가 많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박물관이 위치한 태백 산간지대에서 얕은 바닷속에 살던 고생대 생물의 화석이 아주 많이 발견되는데 이것이 고생대에 강원도 지역이 바닷속에 잠겨있었다는 증거라는 것이었다. 바다가 산이 되다니 도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화석을 직접 발굴해보기도 하고
석고로 화석을 만들면서 화석에 대한 관심이 쑥쑥 자란다.


태백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 찾아가기

주소: 강원도 태백시 태백로 2249 

운영시간: 매일 09:00~18:00 (매표는 관람 1시간 전 마감)

입장료: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홈페이지: http://www.paleozoic.go.kr/


나연 님이 추천하는 <태백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 나들이 꿀팁> 

태백 고생대 자연사박물관이 위치한 지역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사박물관에서 초등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지질구조를 둘러보며 고생대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니 관심 있는 분은 사전 문의 후 방문하시면 더욱 좋겠다. 




두 번째 공룡 스팟. 해남 공룡 박물관


땅끝마을로 알려진 해남은 사실 공룡마을이다.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이곳을 으뜸으로 추천하곤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룡발자국 화석 때문이다. 강원도가 한때 바닷속에 잠겨있었다면, 이 일대는 넓은 습지였다. 부드러운 땅에 찍힌 거대한 공룡과 물새들의 발자국은 선명히 남았는데 발자국이 뭐 그리 대단한가 싶지만, 뼈로 만들어 세워놓은 공룡보다 내 발의 몇십 배나 되는 크기의 공룡발자국을 통해 상상으로 우러러보는 공룡은 훨씬 우람하고 늠름하게 느껴진다. 


거대한 공룡 발자국을 바라보며 상상하는 공룡은 어떤 모습일까?


화석지 옆으로 펼쳐지는 잔잔한 호수 너머에서 공룡 발자국 소리와 울음소리도 들려오는 듯하다. 눈앞에 보아야만 알 수 있는, 책과 영상으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과 생생함이 있다. 이토록 거대한 공룡들이 살던 시절의 우리나라는 대체 얼마나 멋졌을까?


골격과 화석으로 시대별 공룡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 
물속에 사는 공룡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해남 공룡 박물관 찾아가기

주소: 전남 해남군 황산면 공룡박물관길 234

운영시간: 매일 09:00 ~ 18:00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4,000원, 어린이 2,000원

홈페이지: http://uhangridinopia.haenam.go.kr/


나연 님이 추천하는 <해남 공룡 박물관 나들이 꿀팁> 

볼거리 놀거리가 가득한 곳이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마음으로 방문해야 한다. 노아의 방주처럼 멋진 보호각이 씌워진 공룡발자국 화석지와 실제 사이즈 공룡 모형이 가득한 공룡공원, 놀이터에 박물관까지 다 둘러보려면 편한 복장과 신발이 필수. 손맛 좋은 전라도답게 박물관 식당밥도 맛있다.


대형 공룡화석지를 찾아가는 길에 놓치지 말아야 할 미끄럼틀과 공룡 조형물



세 번째 공룡 스팟. 보성 비봉 공룡공원


보성은 우리나라 최대의 공룡알 화석지로 이곳에서는 공룡의 엄마가 되어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공룡알 자판기에서 저마다의 알을 뽑아 엄마 공룡처럼 정성스럽게 알을 품고 다니며 공룡의 생태를 배우는데 코스의 마지막에 내가 품은 알이 영상으로 깨어난다. 딱딱한 화석으로 남은 공룡이 아닌, 숨 쉬고 살아갔던 생명체로써의 공룡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공간이라 의미 있다.


코스마다 공룡알을 터칭하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공룡엄마되기' 체험 시)
공룡알이 발굴된 보성에서 직접 공룡알을 키워보는 특별한 체험!


보성 비봉 공룡 공원 찾아가기

주소: 전남 보성군 득량면 공룡로 822-51

운영시간: 매일 10:00 ~ 19:00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6,000원, 어린이 4,000원 ('공룡 엄마 되기' 등 체험에 따라 추가 요금 발생)

홈페이지: http://bibongdinopark.com/


나연 님이 추천하는 <보성 비봉 공룡공원 나들이 꿀팁> 

이 곳엔 그럴듯한 공룡 화석은 없지만 움직이는 공룡, 영상과 함께하는 공연 등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어린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곳이다. 


마지막은 공룡알에 들어가 기념사진 찍기! 찰칵!



공룡이 데려가는 상상력 놀이터


공룡 여행을 하며 우리 집 두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풍경 너머의 풍경을 자주 상상했다. 산에서 바다를 찾고, 마른땅에서 숲을 그리며, 까마득한 높이와 길이를 가늠해본 순간들은 여행 이후에도 오랜 여운을 남겼다. 


일부러 가르치려 하지 않았는데도 아주 자연스럽게 지각변동의 개념을 이해했고, 암석의 종류와 화석의 유무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배웠으며 진화론이나, 소행성 충돌과 화산 폭발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얻은 이 모든 것은 어려운 과학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사랑하는 지구에 관한 흥미로운 옛이야기였다.


아이가 공룡에 푹 빠져있다면, 지금이 여행을 떠나기에, 살아있는 경험을 하기에, 한계 없는 상상을 하기에,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에 좋은 때다. 우리의 어마어마한 공룡친구와 함께라면 그 어디라도 흥미로운 놀이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당장 이번 주말, 가까운 공룡스팟을 찾아가 보시길!




<궁금하고 궁금한, 공룡을 찾아 떠나는 여행> 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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