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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Apr 09. 2019

모험가의 놀이터

[아이와 가기 좋은 제3의 공간] 꿈자람어린이공원, 대구숲, 어메이징파크

[아이와 가기 좋은 제3의 공간]에서는 김남매 엄마이자 리틀홈 COO, 이나연 님이 직접 가보고 고른 다양한 공간을 소개합니다.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놀이터 중에서 익숙한 공간이지만 새롭게, 다르게 놀아볼 수 있는 공간이나 미술관 + 놀이터, 박물관 + 공원처럼 여러 공간이 결합되어 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 방법을 바꿔가며 다양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말, 나연 님의 글을 읽고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놀이터에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에겐 어른이 갖지 못한 놀라운 능력이 있다.


그중 하나가 언제 어디서고 놀이터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낯선 동네에서도, 넓은 공원 구석에서도, 심지어 바닷가나 숲 속에서도 아이들은 숨어 있는 미끄럼틀, 그네, 철봉을 발견한다.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은 놀 수 있지만 놀 공간이 부족한 요즘 놀이를 위해, 그것도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은 참 귀하다. 놀이터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은 실컷 놀아도 된다는 허락을 얻는 셈이니 어찌 열심히 찾고 반기지 않을 수 있을까.


놀이터를 발견하면 눈을 반짝이며 달려가는 아이들을 키우는 덕분에 그간 놀이터라면 숱하게도 다녔다. 아이들이 어릴 땐 손을 잡아 올려주고, 그네를 밀어주고, 미끄럼틀을 함께 타는 것이 고작이었기에 아파트 안 작은 놀이터를 매일매일 오고 가도 충분하다 여겼지만 아이들이 자랄수록 어딜 가나 있는 비슷비슷한 놀이기구가 아쉬워졌다.


아이들은 더 높이 오를 수 있고, 더 멀리 건너뛸 수 있고,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음에도 놀이터는 자라지 않았다. 아이들의 성장을 받아줄 수 있는 공간, 아이들을 더 성장하게 해 줄 수 있는 공간, 그런 놀이터가 필요했다.


이미 한창 모험을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오늘 하루는 어떻게 기억될까?


우리 가족은 새로운 놀이터를 만나기 위해서 기꺼이 여행을 떠난다.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모험가요 탐험가로 만들어 주는 공간, 우리 가족이 찾아갔던 특별한 놀이터들을 소개한다.


(아니, 우리나라에 이런 놀이터가 있다고요?!)



첫 번째 모험

춘천 꿈자람어린이공원에 가다.


스케일부터 어른, 아이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춘천 꿈자람어린이공원


춘천에 위치한 꿈자람어린이공원은 춘천 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공공 놀이공간이다. 공공시설의 강점인 넓은 부지와 스케일 있는 시설을 자랑하며 이용 가격 또한 저렴하다. 꿈자람어린이공원은 크게 실내와 실외 놀이공간으로 나뉜다. 실내공간은 두 개의 층으로 1층은 미취학 아동이, 2층은 취학아동이 이용하게 되어있다. 뛰거나 미끄러지거나 점프를 하는 등의 신체활동이 주를 이루는 공간이기 때문에 몇 바퀴 돌다 보면 금방 땀으로 목욕을 한다.


마음껏 뛰고 미끄러지고 넘어질 수 있는 소중한 실내 놀이터


실내 공간도 이렇게 알차지만 이곳의 진짜 가치는 실외 놀이터에서 빛을 발한다. 실외 놀이터의 전체적인 컨셉은 로프로 엮어 만든 모험적인 놀이시설로 아이들은 평소 경험하던 놀이터보다 훨씬 높은 지점까지 기어 올라가고, 제법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고, 어마어마하게 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야 한다. 안전하게 설계된 놀이터라 전혀 위험하지 않지만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그물로 발을 내딛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른도 아찔하게 느낄 정도의 높이에 있는 그물 다리
그물 다리에 용기 있게 한발 한 발을 내딛는 아이가 자랑스럽다.


어른들은 시설을 직접 이용할 수 없으므로 보호자의 도움 없이 할 수 있어야 하기에 아이들은 이제껏 써보지 않았던 용기를 스스로 발견하고 발현해야 한다. 겨우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도 긴장감과 고됨에 땀이 줄줄 흐르지만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 스릴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 한번 달려들게 된다. 이 곳에서 아이들은 모두 모험가요, 탐험가다.


흔들 다리를 건너야만 만날 수 있는 달콤한 보상 '짜릿한 미끄럼틀'


처음부터 난이도 높은 놀이터에 도전하는 것에 엄두를 내지 못하겠다면 원숭이 그네를 타거나, 낮은 그물 놀이터에서 놀 수 있다. 다양한 연령을 아우를 수 있게 공간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의 연령과 체력, 능력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놀면 된다.


그네 조차도 원숭이처럼 매달려 미끄러지듯 타는 스릴 넘치는 놀이터



춘천 꿈자람어린이공원 찾아가기

주소: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175

참고사항:

실내 놀이터는 평일 1,2부, 주말 1,2,3부로 나뉘어 운영된다: 1부(09:00 ~ 11:00), 2부(14:00 ~ 16:00), 3부(17:00 ~ 19:00)

실외 놀이터는 10:00 ~ 18:00 운영시간 중 2시간 이용 가능하며 별도의 입장권을 필요로 한다.

매주 월요일 휴무

전화번호: 033-255-2774

홈페이지: https://www.cuc.or.kr/ggumjaramPark2.do


나연 님이 추천하는 <춘천 꿈자람어린이공원 꿀팁>

춘천 도시공사 홈페이지에서 이용일 이틀 전부터 온라인 예약이 가능하다. 매 시간 이용인원을 어린이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주말의 경우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이 마감되었다면 현장 예약분이 따로 있으니 서둘러 방문하자.

비가 오거나, 비가 오지 않아도 시설에 물기가 남아 있을 경우, 동절기에는 실외 놀이터 이용이 제한된다. 가능하면 날이 좋은 날 방문하시길.

실내 놀이터에서는 조금만 뛰어도 금방 땀이 난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방문하자.

실외 놀이터는 로프에 쓸리거나, 날이 더울 경우 미끄럼틀이 뜨거울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긴바지를 입고 노는 것이 좋다.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끝까지 그물을 건너본 아이가 갖게 될 마법의 힘



두 번째 모험

에코테마파크 대구숲


마치 다람쥐가 된 듯 나무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모습
중간에 클라이밍도 하고 다채롭게 탐험심을 자극하는 에코테마파크 대구숲
로프를 감은 채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 의젓하게 나아가는 아이들
제법 야무진 손으로 스스로 하나씩 적응해가는 모습이 대견하다


울창한 나무 숲 사이에 놓인 그물 놀이터에서 다람쥐처럼 오가며 모험심을 발휘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 테마파크이기 때문에 입장료가 좀 비싸지만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아이 스스로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키즈 에코어드벤처와 장난꾸러기 숲은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하다. 싱그러운 숲 내음이 가득한 계절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에코테마파크 대구숲 찾아가기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가창로 1003/ 10:00 ~ 19:00

홈페이지: http://www.daeguforest.com/



세 번째 모험

어메이징파크


울창한 나무 속 하늘 길을 다리로 건너는 짜릿한 경험
어른에게도 꽤나 까마득한 다리의 길이와 높이
민첩하고 날쌘 아이들이 어른을 앞서 나간다.


포천에 위치한 이곳은 본래 과학관이지만 그보다는 높다란 소나무 숲 위에 걸려있는 흔들 다리 코스인 히든 브릿지로 더 유명하다.  다리를 모두 통과하기 위해선 제법 용기가 필요하므로 가족끼리 대결을 해봐도 좋겠다. 둔한 어른보다 날쌘 아이들이 훨씬 잘 해낸다.


어메이징파크 찾아가기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금동리 산 30  

홈페이지: https://www.amazingpark.co.kr/nature-1




교육열이 높은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성취감’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일찍 일찍 공부를 시켜야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요지인데 그때마다 나는 힘겹게 올라선 높은 미끄럼틀 꼭대기에서, 울창한 나무 숲에 걸린 그물 위에서, 장애물 코스의 종착점에서 환하게 웃던 우리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아이를 성장시키는 성취감의 마법 같은 효력엔 나 역시 진심으로 공감한다. 어쩌면 그 마법의 힘을 얻기 위해 이렇게나 열심히 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수학 문제를 다 맞는 것보다, 건강한 팔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이 그것을 얻기에 더 쉽다고 믿는 점이 좀 다를 뿐이다.


땀 흘려 놀며 얻은 성취감의 마법으로 수학도 영어도 거뜬히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 나야말로 진짜 욕심쟁이 엄마가 아닐까.


더 높이 오를 수 있고, 더 멀리 건너뛸 수 있고,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주는 놀이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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