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커피를 좋아해서 연구실 출근하면 바로 커피부터 내리는 게 루틴이었다. 기회가 되면 나중에 커피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던 차에 커피 수업을 신청해 듣기 시작했다.
커피 배우면서 이전에 만나 본 적 없는 다양한 배경들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들과의 만남은 고지식한 내게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집근처 30분 거리에 교육하는 곳이 있는데 우리 반은 9명으로 20대부터 할아버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조금 놀란 것은 다수가 커피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필요하니까 신청했다고 한다. 취업을 위해서.
커피는 무조건 스타벅스 아니면 싸고 양 많은 것만 먹는다고 한다.
심지어 커피를 못 먹는 사람도 있다.
('커피를 안좋아하는데, 커피를 배워? 아, 그럴 수도 있구나!' )
커피수업 듣는 사람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
5명인데 나 빼고 모두 기혼이다. 나를 뺀 나머지들은 이미 한번 식사자리를 가져 안면이 터있다.
부대찌개를 먹으러 간 건데, 반찬중에 멸치고추볶음이 있었다.
1번 아줌마, '야, 이거 고추 볶음 맛있다'
2번 아줌마, '그러네, 이거 셀프야. 먹고 더먹자'
지나가던 사장님, '그거 매운 고추도 섞여 있으니 조심해요'
1번 아줌마, '고추는 벗겨봐야지 알지. 매운지 안매운지'
(대놓고 음담패설 처음 들어봤다!)
하루는 수업 끝나고 어떤 분과 함께 걸어오는데
'저는 저기 보이는 아파트에 살아요' 했더니, '매매예요, 전세예요?' '대출 얼마 꼈어요?'라고 묻는다.
난 정말 심하게 당황했다. 점심 한번 먹은 사이에 이런 걸 물어도 되나? 무례하다 싶었다. 대충 둘러댔다.
그러다가 또 이걸 묻는다.
'어느 학교 나왔어요? 전공은 뭐예요?'
거짓말 할 필요는 없으니 얘기는 해줬으나, 이 여자 이런 걸 왜 묻나 싶었다.
난 너에게 궁금한 게 하나도 없단말이다!
(우리 점심 한번 먹은 게 다인데, 이런 사적인 걸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는 용기? 손절각.)
여담.
호기심으로 시작한 게 지금까지 수업을 듣고
바리스타 2급, 바리스타 1급, 라떼아트 자격증을 취득했다.
배우다보니 재미있어서 계속 배우고 싶어진다.
다음엔 핸드드립을 배우려고 생각중인데, 수업이 개설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