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와 함께 만든 그림책 입니다.”
서하는 엄마 몰래 소파 뒤에서 장난스럽게
숨어 있어요.
입가엔 수상한 미소가 번져 있어요.
집 안은 조용하고 평온했어요.
엄마는 과일을 씻고, 아빠는 소파에서 책을 읽고 있었지요.
“서하야, 어디 있니?”
엄마가 집안을 두리번거리며 불러요.
서하는 소파 뒤에서 고개만 쏙 내밀며
슬쩍… 코를 파고 있었어요.
서하는 아주 집중한 표정으로
코를 ‘쏙!’ 하고 파고는
코딱지를 몰래 먹고 있었어요.
“서하야! 코딱지 먹지 마! 더러워~. “
엄마가 깜짝 놀라 말했어요.
하지만 서하는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죠.
서하는 블록을 쌓다가도
자꾸만 코가 신경 쓰였어요.
그리고 또… ‘쏙!’
아빠가 웃으며 말했어요.
“서하야, 코딱지 맛있어?”
서하는 아주 당당하게 대답했어요.
“네!”
“무슨 맛이야?”
“음~ 달콤한 맛이요.”
“그럼 아빠 코딱지도 먹어보고
무슨 맛인지 알려줄래?”
아빠가 장난스럽게 묻자,
서하는 깜짝 놀랐어요.
“싫어!!! 지지야!!!”
서하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외쳤어요.
서하의 반응에
엄마와 아빠는 서로를 보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어요.
서하도 따라서 깔깔 웃었어요.
아빠가 다정하게 말했어요.
“이제 코딱지는 먹지 않기~ 알겠지?”
서하는 싱글거리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네! 앞으로는 안 먹을게요!”
하지만 엄마 아빠는 몰랐어요.
서하가 살짝 돌아서서 속삭였다는 걸.
“네 살까지만 먹을게요.
다섯 살 언니 되면 진짜 안 먹을 거예요.”
그리고 서하는 살짝 미소 지었어요.
마치 비밀을 가진 아이처럼요.
[오늘의 마음]
아이의 장난 앞에서
우리는 종종 너무 어른처럼 굴고,
곧장 웃음이 터질 때면
또 너무 아이처럼 굴게 돼요.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조금씩 변해가죠.
아이를 키우는 일이란
아이에게 세상을 가르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실은 아이를 통해
나의 세계가 다시 부드러워지는 과정이었네요.
오늘의 서하는
또 한 번 우리를 어른이게 하고,
또 한 번 우리를 아이로 돌려놓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