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와 함께 만든 그림책 입니다.“
서하는 요즘 많이 울고,
떼도 많이 썼어요.
그래서 서하는 걱정이 됐어요.
“산타할아버지께 선물 받을 수 있을까?”
엄마는 말했어요.
“산타할아버지가 엄마한테 물어보셔.”
“서하가 인사를 했는지, 예쁜 말을 했는지 말이야.”
엘리베이터에서
“안녕하세요” 하는 건
조금 부끄러워요.
그래도 서하는 꾹 참고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어린이집에서도
집에 갈 때
선생님께 배꼽 인사를 했어요.
하루에 착한 일 하나는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서하는 조금 걱정됐어요.
드디어 크리스마스이브,
어린이집에 산타가 오는 날이에요.
산타할아버지가 오셨어요.
친구들이 하나둘 이름이 불리며
선물을 받았어요.
서하는
바르게 앉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직 이름이 안 불려요.
“왜 안 부르시지…?”
마지막에
산타할아버지가 말했어요.
“서하~”
서하는 선물을 받았어요!
서하 선물이
제일 먼저 들어가서
제일 나중에 나온 거였어요.
서하는
환하게 웃었어요.
[오늘의 마음]
저는 근 한 달 동안
서하에게 산타를 핑계로
“착한 일을 해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왔네요.
그 말 덕분에
아이는 하루를 조금 더 조심스럽게 보내주었고,
저는 그만큼 육아가 조금 수월해졌고요.
그런데 크리스마스이브,
서하는 자기가 선물을 가장 늦게 받았다고
엄마를 보자마자
조마조마했던 그 작은 마음을 털어놓더군요.
그러면서도 해맑게
자기 선물을 제일 먼저 넣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귀엽기도, 웃기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한편이 불편해졌어요.
아이의 순수함을
어른의 편의를 위해 사용한 건 아닐지,
산타라는 존재가
아이의 믿음이 아니라
어른의 유인책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
물론 이 약발이 오래가지는 않겠지요.
산타를 믿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고,
아이들은 언젠가 자연스럽게
그 비밀을 알아차리게 되니까요.
그럼에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산타는 오래 믿지 않더라도,
아이의 순수함만큼은 오래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요.
세상은 아이에게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진짜 얼굴을 보여주죠.
그렇다면 적어도 어른인 저는
아이의 순수함이 어른의 계산으로 닳아
없어지지 않도록
조금은 더 조심해야겠습니다.
선물을 미끼로 착해지기를 바라기보다,
이미 충분히 맑은 마음을 지닌 존재로
아이를 믿어주는 어른으로
조금 더 오래 남고 싶으니까요.
오늘은 그 마음을
조심스럽게 전해 봅니다.
따뜻한 연말 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