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서 느끼는 두려움
독수리 오 형제는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불새가 되어서 적을 물리친다. 상영 시간을 늘리기 위한 장치라고만 여겨졌다. 인생은 문제에 봉착하고 돌파해야만 하는 상황을 설계한다. 그리고 불새가 되기로 결정하는 5명의 마음을 이해하게 만든다. 불새가 되면 이길 수 있지만, 고통은 두려움이다. 막다른 골목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옆에 보이는 틈새를 길로 인정하는 순간 닥칠 고통이 두렵기 때문이다. 길이 막혔고 다른 선택이 없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게 된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엔디는 마침내 결심을 한다. 벽은 이미 몇 해 전에 뚫어 놓았고, 탈출 계획도 세워둔 상황이다. 사랑하는 제자의 죽음이 결정적 계기가 된다. 100미터가 넘는 하수구를 기어서 마침내 자유를 찾는다. 영화 '패트리어트'의 주인공도 큰 아들의 죽음이 독립 전쟁에 헌신하도록 한다. 그전까지 겁쟁이,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참전을 거부했지만. 두려움을 두려움으로 극복하는 게 인간인지도 모른다.
스키장의 숙소의 바닥은 유난히 뜨겁다. 스키를 배우고 들어오면 이유를 알게 된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이 찢어지는 고통은 뜨거운 바닥의 열기를 만나고서야 조금은 진정된다. 실력이 늘면서 바닥의 뜨거움은 다시 불편해진다. 준비된 근육은 더 이상 찜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근육이 만들어진 덕분이다.
직장 상사와의 불협 화음으로 이직을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약 6시간의 생각 정리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결정하고 준비에 들어간다. 이를 계기로 함께했던 동료들이 모두 인정하는 실리콘 밸리에서의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게 된다. 빠른 결정의 배경에는 대입 실패 후 한 달간 방을 벗어나지 않은 고민의 시간이 있다. 다른 선택지가 분명 있을 것이며, 그 길을 반드시 찾게 될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방을 나왔다. 결정은 더 많은 경험,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만나게 해 준다.
왜 막다른 골목이라는 여겨지는 지점에 이르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찾으려 하지 않는지를 자문한다. 평범한 인간이라 그렇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특별한 몇몇만이 탄탄대로를 달리다가도 험난해 보이지만, 필요한 고속도로의 출구로 나선다. 세상이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 더 큰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 평탄한 길만이 있기를 바라는 욕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도 막다른 골목에서는 늘 주저하지만, 억지로라도 두려운 길을 선택한 과거에 감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