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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PD Dec 13. 2021

AGAIN

확장형 그랜드 서클 투어

"그래, 딱 하루만 더 있자". '가보기 전엔 죽지 마라'의 작가가 모뉴멘트 벨리에서 떠나려 할 때마다 되뇌던 말이다. 한번 만남으로 충분한 인연도 있지만, 다가갈수록 끌어들이는 힘이 중력처럼 커지기도 한다. 바라보면 걷고 싶어 지고, 걷다 보면 머물고 싶어 진다. 첫걸음을 내딛기도 하고, 더 깊숙이 들어간다.


San Diego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때론 그립기까지 한 로스앤젤레스의 공기 속에 안착한다. 금요일 퇴근 정체로 샌디에이고까지의 4시간은 노곤함을 더한다. 다음날 아침, 시차 부적응으로 LAS America  아웃렛 오픈 전에 도착한다. 멕시코 국경의 검문소와 장벽을 찬찬히 둘러본다. 꼬마 고객들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디즈니 캐릭터 샵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쇼핑 타임이다. TACOS EL GORDO의 파인애플을 반찬으로 멕시코 향이 가득한 타코가 점심 메뉴다. 파나마 운하 개통 기념 박람회 개최지였다는 스페인 풍의 Balboa park의 주차는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이다. 넓은 광장과 공연장 전시관 그리고 숲이 어우러진 산책을 마치고 딸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초밥집으로 향한다. 


졸업식 날이다. 대형 마트에서는 꽃과 무료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유 시간을 틈타 캠퍼스 옆으로 펼쳐지는 La Jolla Beach로 향한다. 잔뜩 흐린 하늘은 간간히 비를 뿌리지만, 바다를 즐기는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 앤 아웃 버거 체험을 가진 후, 주차난을 뚫고 졸업식장에 도착한다. Collage 별로 진행된다는 졸업식은 다국적, 다문화, 다인종이 어우러진 축제다. Phill's BBQ로 샌디에이고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Sedona


멕시코 국경을 스치듯 뻗어있는 8번 고속도로는 빛깔과 재질을 바꿔가며 다양한 사막을 늘어놓는다. 척박한 환경을 개척한 인간의 흔적에 놀라기도 한다. 새벽 비를 맞으며 시작된 드라이브는 40도의 타는 듯한 새도나 Vistor Center 주차장에서 일단 멈춘다.  Bell Rock 트래킹은 볼텍스에 취해서인지 짧은 미아 상태를 경험하게 한다. Holy Cross는 믿음과 상관없이 충분히 Holy 하다. 명상하는 여인의 뒷모습이 겹쳐지는 Airport Mesa의 작은 언덕은 파란 하늘 아래로 새도나를 펼쳐 보여준다. Slide Park State Park는 수영복을 지참한 다음 여행을 기약하게 한다. 


Page


애리조나의 자율성은 예약시간보다 한 시간 빠른 Antelope Canyon 도착을 강요한다. 홍수는 비옥한 토지도 선사하지만 경이로운 작품을 남기기도 한다. Glen Canyon댐과 Lake Powell을 내려다볼 수 있는 Carl Hayden Vistor Center는 이후 볼거리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1960년대 개봉한 영화 혹성 탈출의 배경을 닮은 호수는 선착장의 요트의 존재 이유다. 사람이 모이면 정비가 이루어지고 유료화된다. Horseshoe Bend의 유료 주차장에서 30분 남짓 트래킹 코스 끝자락에서 다시 한번 아찔해진다. 두 다리를 가눌 수 있는 자만이 인생 샷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Monument Valley


더 이상 일몰과 일출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로 한다. Goulging's Lodge의 난간에서 맥주 한잔으로 노을을 맞이한다. 일출 한 시간 전부터 서두른다. 울산 앞바다 낚싯배에서 맞이한 애국가 해돋이 이후 최고의 순간이다. 인디언 가이드의 도움으로 오프로드 투어는 걸작이 되어가다 작은 사고로 중단된다. 오지에서 좋은 시설의 병원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진다.


Mesa Verde


노쇼가 발생하면서 치료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면서 메사 베르데 일정은 부활한다. 대충 그어 놓은 듯한 주 경계를 넘어 콜로라도로 들어서자 변화가 감지된다. Vistor Center에서 간신히 확보한 Cliff Palace 가이드 투어 티켓을 들고 녹색 (Verde) 테이블 (Mesa) 위로 한참을 오른다. 옥수수 밭이던 2600m 고원은 깊은 협곡으로 갈라지고, 절벽에는 왜소한 인디언들의 거주지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자리한다. 가이드의 긴 설명에 작은 웅성임이 바람을 타고 흩어진다. 


Canyonands


Maze와 Needless는 반나절 이상의 진정한 오지 트래킹 코스다. 아직은 많은 이들이 찾지 않는 숨은 보석을 맛보기 위한 여정으로 ISLAND IN THE SKY를 선택한다. Mesa Arch 아래로는 수백 미터 절벽이다. 그리고 지평선까지 캐년 속에 캐년이 이어진다. 우라늄 채굴의 흔적은 최고의 오프로드 투어 코스로 재탄생한다. 다시 와야 할 이유다. 생성 원리에 대해 몇 가지 학설을 낳은 Upheaval Dome 트래킹을 마칠 때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Arches


Windows는 맛보기다. Delicatte Arch는 본편이다. 그리고 Devils Garden는 속편이다. 신묘한 균형감을 보이는 Balanced Rock을 끼고돌면 공원 너머로 열린 window 앞에 서게 된다. 다시 북쪽으로 향하면 사고 회로의 일단 멈춤 버튼을 누르는 Delcate Arch로 향하는 트래킹 코스다. 조금 잦아드는 빗속을 걸어간다.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Devils Garden의 Skyline Arch가 하늘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Capitol Reef


캐피톨 리프를 향하는 24번 국도의 한적함은 탈출 레이싱을 유발한다. Vistor Center에 도착하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린다. 지층의 어긋난 틈으로 좁고 긴 도로가 이어진다. 태권도 시범에서 격파된 합판을 닮은 바위들은 지금도 무너져 내리고 있는 흔적이다. 계곡 물이 범람하던 도로는 결국 비포장 도로가 된다. 미니밴의 한계와 허기는 유턴을 강요한다. 4WD의 필요성을 재 확인한다. 


Bryce Canyon


트래킹을 꿈꾸게 한 입구에 선다.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도 엔도르핀의 힘을 빌려 천천히 하늘 높이 솟은 붉은 돌탑들 사이로 걸어 내려간다. 다가설 때만 보이는 세상이 있다. 올려다보는 시선이 진실이기도 하다. 햇빛을 온전히 누리고픈 나무들이 돌탑과 높이 경쟁에 매진하고 있다.  그들을 따라 올라가는 시선은 붉은색 R, 녹색 G, 그리고 파란색 B으로 채워진 하늘과 만난다.


Grand Canyon North Rim


여름날의 늦은 일몰은 그랜드 캐년을 향할 여유를 준다. 고원을 오르자 산불 연기가 사방을 뒤덮는다. 경고 표시만 있을 뿐, 길은 폐쇄되지 않았다. South Rim 진입로의 숲과는 차원이 다른 푸르름이 도로를 호위한다. 건너편에서 바라만 보던 벼랑 끝에 선다. 거대한 협곡은 투박하고 거칠게 다가온다. 깊게 우거진 숲 속의 작은 호수를 만나는 소소한 행복도 누려본다.


Zion Canyon


미국의 설악산은 셔틀버스만 허가된다. 쉬지 않고 달린 열흘여의 피로와 지금까지의 압도적 자연은 자이언 캐년을 무덤덤하게 하고 만다. 휴식 모드인 일행을 Canyon Junction에 남겨두고 마지막 열정을 불태울 정예들은 Emerald Pools Trails을 완주한다. 


Las Vegas


휴식처로 점찍은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다. Excalibur Hotel에서의 짧은 휴식 후, NewYorkNewYork 그리고 Caesars Palace의 안녕을 스치듯 확인하고 쇼핑 열정을 불사르는 일행과 만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초밥 뷔페를 향한다. 식사 후 화려한 조명 속을 잠시 걸어보다 지쳐 쓰러진다.


Death Valley


엘도라도를 향하던 개척자들 중 소수는 생명도 피해 가는 죽음의 계곡에서 삶의 기회를 찾는다. BadWater Basin은 산에 갇힌 바다의 종착지다. 늦잠과 마무리 쇼핑으로 늦어진 데스벨리 진입은 엔진 온도를 불안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데스벨리를 벗어나는 언덕길에서는 생명 유지 장치인 에어컨을 끈다. 침묵이 흐른다. 설악산 죽음의 계곡에서 경험한 생에 대한 의지가 되살아난다.


Sequoia 


풀 한 포기도 찾기 힘든 below the sea level을 벗어나 해발 2000m를 힘겹게 오른다. 세월의 흔적을 드러내며 쓰러진 나무 곁에는 100m 가까운 초대형 세콰이어들이 도열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인 General sherman Tree는 잦은 산불과 생존 욕구가 낳은 기적이다. 작아진다. 그늘 진 곳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는 초여름, BBQ로 국립공원 투어의 마무리한다. 며칠 후 지진이 덮칠 Bakersfield를 거쳐 출발 지점인 샌디에이고로 향한다.


Again


매일 만나도 할 이야기가 넘치는 벗이 있다. 다 쏟아부은 후 새롭게 채워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더 많은 만남을 주선하려 한다. 다시 출발점이다.


일정 정리


1일 차 로스앤젤레스 도착 및 샌디에이고로 이동 (샌디에이고 숙박)

2일 차 샌디에이고 투어 (샌디에이고 숙박)

3일 차 라호야 비치와 졸업식 (샌디에이고 숙박)

4일 차 새도나 (Flagstaff 숙박)

5일 차 페이지 (모뉴멘트 벨리 숙박)

6일 차 모뉴멘트 벨리 & 메사 베르데 (Green River 숙박)

7일 차 캐년 랜드 & 아치스 (Green River 숙박)

8일 차 아치스 & 캐피톨 리프 (Bryce Canyon City 숙박)

9일 차 브라이스 캐년 & 그랜드 캐년 노스 림 (Hurricane 숙박)

10일 차 자이언캐년 &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 숙박)

11일 차 데스벨리 (Freson 숙박)

12일 차 세콰이어 (샌디에이고 숙박)

13일 차 샌디에이고 (샌디에이고 숙박)

14일 차 샌디에이고 출발

15일 차 인천 공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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