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여행 예산 편성
2008년, 오렌지 카운티 마라톤 완주에 걸린 100만 원에 눈이 먼 40명을 모은다. 첫 단체 로드 트립이 시작이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친척 형의 도움의 받아 단체 발권을 진행한다. 항공 발권 전문 용어 습득은 덤이다. 싱가포르 에어와의 첫 만남이다. 12월 30 출발 단체 항공권은 120만 원이다. 싱가포르 에어가 인천에서 샌프란시스코 직항이 운영 중이던 시절이다.
2007년 10월 가족 일곱 명의 가족 서부 로드 트립 비용을 기준으로 예산 책정에 나선다. 8박 10일에 30만 원이라고 엑셀은 답한다. 여행 후 정산 결과, 인당 만원 정도가 남는다. 예산서를 받아 든 (돈에 눈이 먼) 마라토너들은 노숙을 하느냐는 불안한 심기를 드러내 보인다. 밤에 깔끔하게 샤워하고 편안하게 침대에 몸을 뉘어야 하는 사람의 계산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10년이 흘러, 물가는 오르고 2017년에는 8박 10일에 50만 원이 된다.
상황 맞춤 항공권 가격
2009년, 신종플루로 인해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동경 경유 로스앤젤레스 행 대한항공 티켓이 70만 원에 나온다. 여기에 현대 카드 서비스를 더하니 63만 원이다. 이후, 이런 행운은 다시 오지 않는다.
국적기와 미국 항공사가 몇몇 대도시 직항 편을 운행한다. 일본, 대만, 홍콩, 캐나다 항공사들은 경유 편을 운영한다. 경유 편을 이용하면 비용은 낮출 수 있지만, 그만큼 시간을 하늘에 버리게 된다. 더 큰 난제는 단체 Transit에서 오는 혼란이다. 런던 히드로 경유 파리 드골행 항공편은 최악의 경험을 선사한다. 히드로 공항에서의 갑작스러운 탑승 게이트 변경은 공항을 완전히 가로지게 한다. 어린이가 포함된 단체였다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아찔한 체험이 된다.
가족 단위의 소규모 여행인 경우, 경유 편도 활용한다. 하와이 경유 로스앤젤레스 행 항공권을 확보한다. 하와이에서의 한나절의 여유가 주어진다. 사소한 문제라면, 국제선 청사에서 짐을 찾아서 국내선 청사로 이동하고, 이른 체크인을 해둬야 한다는 점이다. 영어에 익숙한 딸아이 덕분에 혼란 없이 국내선 청사로의 이동에 성공한다. 국내선 데스크에서도 이른 수화물 접수가 이루어지면서 가볍게 와이키키 비치로 향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향할 때, 미국 내에서 트랜싯을 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수화물이 자동으로 연계된다.)
흔히, 단체 항공권이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렇지 않다. 특히 90석 정도를 확보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손품을 팔아 확보하는 특가보다 싸지 않다. 단체 항공권은 특가의 단점인 취소 불가 (혹은 엄청난 취소 수수료), 이름 변경 수수료, 예약 즉시 발권이라는 제약 사항이 흐려진다. 단체의 특성상 참가자 변경이 수시로 일어나는데 이러한 리스크를 hedge 하기 위해 단체 항공권을 선택한다. 유류 할증료가 저렴한 기간에 발권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을 누리기도 한다.
개인 발권인 경우, 다양한 가격 비교 사이트가 있고, 카드사가 진행하는 할인 행사를 활용할 수 있다. skyscanner.com를 기준으로 1차적인 가격을 확인한다. 주요 가격 비교 사이트의 항공권 가격을 보여준다. 대략의 가격 범위를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통상 출발 5개월 전이 가장 저렴하다. 주말 일정을 피하면, 미국 국제선의 경우 10만 원 정도 저렴해진다. 직장인만 봉이다. 금요일 밤 비행을 택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숙소 가격 최적화
부지런히 지도를 검색하면 신도시에 깔끔한 2성급 숙소를 구할 수 있다. 그리고 4인 1실 배정을 위해 퀸 사이즈 침대 2개인 방을 예약한다. 각 방에 투숙객은 2명으로 예약한다. 미국 숙소들은 청소년은 무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인 2, 청소년 2로 구성된 투숙객은 성인 2명으로 카운트한다. (구체적 내용은 "어디에서 쉬어갈까" 편을 참고)
숙소 가격도 2008년에는 평균 40달러 정도였지만, 2019년이 되면 평균 60달러가 된다. 3성급 이상은 resort fee를 통해 편법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주차요금을 별도로 청구하기도 한다. 2.5성급 이하 숙소 예약 시에는 주차장 상황을 반드시 확인한다. 대도심의 숙소들을 피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랜트카 비용
7~8인승 미니밴 기준으로 7일 랜트 비용은 각종 보험을 포함해서 약 50만 원이다. 물론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 최저 가격을 위한 엄청난 손품도 요구된다. (구체적 내용은 "미국 서부 로드 트립을 위한 최적의 랜트카 보험"과 "랜트카 예약의 추억 여행"을 참고)
차량 관련 부대 비용
GAS 비는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할 때도 있고, 1달러에 수렴하기도 한다. 복불복이다. 주유소에는 일반적으로 3가지 종류의 가솔린을 판매한다. 가장 저렴한 버전은 연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차량의 주행 상태도 기분 나쁜 정도로 떨어지게 한다. 그래서 중급 정도로 타협을 본다. 그나마 미국의 기름값은 한국에 비해 저렴하고, 무한 질주 시 연비는 훌륭하다. 5000Km를 달려도 7~8 등분하면 10만 원 정도가 된다.
미국 서부에서의 도로 통행료는 금문교 등에서만 부과되었지만, 최근에는 유료 도로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이패스의 미국 버전을 랜트카 회사에서 구매를 권한다. 못 이기는 척 동의 난에 사인을 한다. 장착한 기기가 오작동한다. 차량 반납 시 상황을 설명하자 사용료는 물론, 추가로 50달러를 차감해 준다.
시내에서는 주차비가 발생한다. 주차 앱을 동원한다. 최저 비용을 부지런히 찾는다.
80달러인 국립공원 연간 패스는 미국 내 모든 국립공원 입장을 가능하게 한다. 한국 중고 사이트에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인디언 보호 구역 등에서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식 인디언 생계 대책이다.
조수석에 지도를 펼쳐 놓고 하던 운전은 추억이 된다. 랜트카 회사는 내비게이션 임대 수입을 잃는다. 잡스와 구글의 노고로 비용이 절약된다. 운전 스트레스 감소와 상당히 정확한 도착 예정시간을 받아 들게 된다.
여행자 보험
단체 항공권을 책임져주는 여행사 대표 덕분에 최적의 보험을 찾아낸다. 로드 트립이기에 자동차 사고에 대한 보장이 포함되어야 한다. 나이, 성별, 건강 상태 등에 따라 가격이 10일 기준으로 8000원선에서 4만 원까지 폭이 넓다.
식비
지친 몸은 한식을 찾는다. 삭막한 오지에 한식당이 있을 리 없다. 햇반과 컵라면, 김치와 밑반찬을 준비하는 이유다. 한국에서 아이스박스를 채우거나, 현지 한인 마트를 이용한다. yelp 등의 앱으로 현지 맛집을 찾기도 한다. 숲이나 호수변에서 즐기는 BBQ도 빼놓지 않는다. 인당 식비는 10만 원선이다. 외식이 잦아지면 비용은 급증하지만, 서부는 도심을 벗어나는 순간 외식 가능성은 삭제된다.
50만 원 이외의 지출
태양의 서커스는 몇 달 전부터 예약해야 안전하다. MLB, NBA 직관도 빠른 예매가 필수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바쁜 여행객을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FAST PASS를 운영한다. 스탠퍼드 대학 내 로댕 미술관처럼 무료인 경우도 있지만, 대게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유료다. Antelope Canyon은 인디언들이 관리 지역이어서 60달러 정도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아는 만큼 불필요한 비용은 줄어든다
비용을 절약하는 길에는 미국인의 일상의 삶이 있다. 에피소드 부자가 된다. 반드시 지불해야 할 때는 아끼지 않는다. 시간은 상대적으로 흐른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이번 여행이 최대한 긴 시간이 되는데 초점을 맞춘다. 사진만은 담는 여행은 거부한다. 온몸에 스며들어 평생의 흔적이 되어줄 시간을 준비한다. 자연스럽게 최적의 예산안이 눈앞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