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면, 아이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어떤 날에는 내 사랑의 크기가 무한한 것처럼 아낌없이 퍼주기도 하고 그러다가 어떤 날에는 아이들과 마주하는 것조차 벅차다고 느껴져 도망치고 싶었다. 나 자신조차 지킬 수 없이 힘든 날엔, 내가 왜 그래야 되지?라는 마음까지 들었다. 그런 시점에서, 이런 학생을 만난다.
월요일 아침부터 교무실에 들어선 15살이 내게 건넨 첫 문장.
"초코칩 쿠키 드실래요?"
너무나 고맙지만, 문득 내가 뭐라고 이렇게 소중한 것을 받아도 되나 하는, 이걸 만들기 위해 이 아이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정성스레 만들고, 예쁘게 포장까지 한 쿠키를 선생님께 전해드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하는,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돈내산 맛있는 쿠키를 사서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사랑이 듬뿍 묻어 있는 그 쿠키를 감히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학생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과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이 교사라고 생각을 바꿔본다.
일방적으로 내가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이 결코 더 크지 않다. 아이들이 나에게 주는 사랑이 어쩌면 더 순수할 수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자체로 행복한 일.
의도적 거리와 무관심을 선택하기보다, 감히 사랑하기를 선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