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낼 수 있는 사람

잊고 살아가는 말, 잃어버리면 안 되는 말

by 아라보아

최근 '작업치료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알게 됐다. '작업 치료사'라는 단어에서 '작업'의 의미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서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책에서 저자는 대다수가 작업치료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건네면 역으로 이렇게 질문한다고 한다. "무엇을 할 때 가장 좋고 즐거운지, 살아가면서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인지, 자신의 삶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상대의 이야기를 모두 다 들은 후, '작업'에 대해 설명한다고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일 들 중에서 '자기만의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 필요한 일,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작업치료에서 말하는 "작업"이라고.


그 대목을 읽고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좋고 즐겁지?

내 삶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뭐지?

내가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 필요한 일, 해야 하는 일이 뭐지?

그래서 도대체 '나의 작업은 뭐지?'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중국어로 소통할 때 즐겁다.

아이들 현재의 모습을 응원해주는 일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작업'을 실현하기 위해 작은 방법을 사용하는 편인데, 학습지를 만들 때 '이름'칸을 쓰는 것 대신에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바꿔서 쓰는 것이 그 중에 한 가지 방법이다. 별거 아니고 작은 일 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 문장을 눈으로 읽고, 꼭꼭 씹어 마음으로 소화시킨다. 나를 만나는 전교생 모두에게 "넌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방법인데 이런 내 마음의 진심을 이해하고 "감동이에요!" 라고 대답해주는 아이들이 참 고맙다.


꿈을 응원하는 선생님이 되고자 교단에 섰지만, 실제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대부분 꿈이 없는 경우가 많았고,미래를 꿈꾸기 보다 지금 내가 마주한 현실에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훨씬 많았다. 그 때 고민했다. 교사로서 내가 그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부담스럽지 않게 가까워져서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그러한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미래의 꿈 보다는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마음에 물도 주고 햇빛도 비출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야 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떤 비바람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나만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든든한 나무같은 마음을 갖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 때문에.


고로, 절대 잊어서도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말

너희도 나도 모두 해낼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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