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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누나 Jul 15. 2017

목욕탕 이야기

7/13/2017

오늘은 새로운 등장인물, 장미 아줌마에 대해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장미 꽃 한송이 문신을 하신 카리스마 넘치는 분이시다. 아줌마의 불꽃 카리스마로 평소엔 인사도 잘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온탕에서 내가 날개죽지에 뭉친 포인트를 풀려고 물결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데 장미꽃 아줌마가 대신 물결을 눌러주셨다. 고맙다고 말씀드렸다. 아줌마는 쿨하게 흣- 미소를 남기시고 족욕을 계속 하셨다.


과거 기지촌이 가까웠던 이 동네, 양공주들이 모여서 장미회라는걸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군한테 맞아서 죽은 양공주가 있었는데, 한국 재판에서 미군에 무죄를 선언해서 장미회가 당시 미군부대 앞 동상을 죽은 양공주관을 메고 돌면서 억울함을 표했던 사건도 있었다. 이태원에 대한 공부를 하는 중이어서 장미를 보자마자 장미회가 떠올랐지만, 이런 민감한 사항은 쉽사리 확인하기 어렵다. 


목욕탕 아줌마들은 탕청소 아줌마에 대해서 불만이 진짜 많은것 같다. 목욕을 다 하니 청소 시간이 가까워져서 청소아줌마가 왔다. 밖이 더웠는지 목욕탕 문을 열어놓고 청소를 시작하셨다. 그러니 사물함과 로비쪽이 너무 더워졌다. 장미 아줌마와 다른 아줌마가 청소 아줌마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했다. 청소 아줌마가 퇴근을 빨리 해야한다며 9시에 와서 청소를 하기도 하고 규칙 없이 다닌다고 예외없이 이 분들에게도 찍혀있었다. 이어서 나오는 말이 청소 아줌마는 3시간씩 청소를 하고 8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듣는 나는 너무 조금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줌마들은 그만큼 받으면서 왜 일을 제대로 안하느냐는 것이었다. 청소 아줌마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저런 비난 일색의 이미지가 생긴지 모르겠다. 역시 '앵커(Anchor) 효과'라고 첫 이미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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