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기누나 Jul 15. 2017

목욕탕 이야기

7/15/2017


아침에 스피닝을 했다. 스피닝을 처음해봐서 이렇게까지 힘이 든 운동인지 몰랐다.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다 못해 풀릴 지경이어서 빨리 목욕을 하고 싶었다. 


토요일 저녁은 항상 사람이 많다. 오후께에는 가족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와서 가장 많은 날 중에 하나이다. 운동을 끝내고 11시 30분 쯤 갔더니 한산하고 좋았다. 근육이 너무 아파 빨리 사우나를 하고 싶었다. 사우나를 하고 냉탕에 들어갔다. 우리 목욕탕의 냉탕에는 수압이 센 물기둥이 나오는 기능이 있다. 사우나 후 뜨거워진 몸을 찬물 기둥을 맞으며 식히는데, 스피닝을 너무 힘들게 해서 그런지 오른쪽 어깨쪽이 너무 아픈 것이다. 아무래도 딱 아픈 부위에 물기둥을 맞으니 표정이 구겨졌나보다. 


냉탕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시던 아줌마가 날 보셨는지, 어깨가 아파? 물었다. '네 오늘 갑자기 많이 아프네요.' 하니 어깨 운동을 알려주셨다. 와이드 앨보우를 하고 가슴 주변을 따라 하는 동작이었다. 비눗물을 묻혀서 미끌거리게 하라고 팁까지 알려주시며, 몇번 해서는 안되고 한달은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본다고 하셨다. 목욕탕에서만 할 수 있는 대화였고, 느낄 수 있는 정이었다. 


목욕을 다 하고 나왔더니 매점에서 때밀이 아줌마와 매점 아줌마, 그리고 단골 아줌마들이 자리를 펴놓고 점심을 드시고 있었다. 뭐를 드시나 했더니 누가 팥죽을 싸오셨나보다. 팥죽에 대해서 막 칭찬과 비판을 하시다 도착하신 분한테도 같이 먹자고 부르신다. 아줌마 문화는 참 신기하다. 

작가의 이전글 목욕탕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