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재의 사람 이야기
경재는 오늘도 아침부터 수영을 간다. 커뮤니티 센터에 들어가면 데스크 여직원이 반갑게 인사한다. 덩치가 좀 있으시고 처음 보면 매서운 눈빛이 무서운 느낌이었는데, 매일 아침마다 인사하다 보니 이젠 친근하다. 들어가며 한번 인사하고, 지문 등록을 하고는 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고, 수영이 끝난 후 퇴실하면서 또 인사를 한다. 매일 3번의 인사를 나눈다.
수영장에서도 70%의 사람들은 매일 보는 사람들이다. 어떤 아줌마는 밖에서는 패션이 고급지고 화려하다. 반면 수영장에서는 그냥 평범한 수영복에 자연스러움으로 밖과 다른 사람 같다.
반면 밖에서는 평범해 보이는데 수영장 안에서는 관리 잘된 몸매와 수영에 집중하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멋진 사람들이 있다. 열정이 느껴지고 바라만 봐도 탄탄한 몸이 느껴진다.
수영장을 가면 옷을 걸치지 않으니 진짜 그 사람의 본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도서관에 가면 30%는 매일 보는 사람들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책을 읽는 젊은 엄마. 늘 책 1권과 노트북을 펴서 무언가를 적는 중년의 남자분. 반팔 반바지 크록스를 편안하게 장착한 채 머리를 긁적이며 열심히 수험서를 보시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분. 흘러내리려는 안경을 겨우 콧등으로 받치고 아이들이 보는 만화책을 웃으면서 보시는 자원봉사자님.
빌런도 있다. 시끄럽게 소리 지르며 들어오는 아이에게 더 시끄럽게 소리치며 도서관에서 조용히 해야지 하며 귀를 아프게 하는 아주머니. 독서와 공부를 하는 책상에서 둘이 앉아 열심히 곤소곤 수다를 떠는 아주머니들.
그의 오늘 저녁식사는 아이들과 동네 치킨집에 간다. 동네 치킨집 사장님은 무척 친절하다. 치킨집에 들어가면 직접 입구까지 걸어오셔서 몸을 숙이며 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 편한 곳에 앉으세요 하고, 주문을 하면 직접 귀한 명품을 갖고 오듯이 공손하게 테이블에 놔주신다. 다 먹고 계산을 할 때에는 그가 내민 카드를 단말기에 조심히 긁고는 다시 정성스럽게 두 손으로 건네주신다.
그는 혼자 수영을 다니고, 도서관을 다니고, 가끔씩 아이들과 외식을 하지만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한다. 사람을 만나고 관찰하는 게 그에게는 어쩌면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