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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엽 변호사 Mar 07. 2024

회식 중 발생한 사고, 업무상재해 요양급여 신청 가능?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다? 
만일 술자리 회식 중에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출처 pixabay



A 회사의 현장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는 K 씨는 매 월 관행적으로 있는 현장 회식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회식 자리는 대체로 저녁 식사 자리인 1차에서 끝이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2차로 노래방 등을 갈 때도 있었습니다.


회식비용은 모두 A회사의 부장이 법인카드로 결제했습니다.


평소 주량은 소주 3병 정도인 K 씨는 그날도 직장동료와 함께 1차에서 소주 2병을 마시고 2차 회식 장소인 노래방에 도착하였습니다.


일행이 맥주 등을 주문하는 동안 K 씨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러 밖에 나갔는데요.

K 씨는 나중에 주점 건물 1층 계단 옆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병원에서 뇌경막외출혈 등 상해진단을 받았습니다.



출처 pixabay


이에 K 씨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근거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는데요.


근로복지공단은 1차 회식에서의 K 씨의 음주는 자발적인 것이었고, 2차 회식은 참석이 임의적인 것이었음에도 K 씨가 온 것이며, 식대를 회사에서 지원하고 있는 관계상 회식비용 모두를 A회사의 법인카드로 결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가 지시하는 행사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습니다.


이를 납득할 수 없었던 K 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죠. K 씨와 근로복지공단은 위 시안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참조)에 대하여 다투었고, 1심과 2심은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습니다.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는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 · 질병  · 신체장애 또는 사망 등의 재해를 입은 경우, 이러한 재해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것입니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두54589 판결).


우리 법원은 업무-과음-재해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는 ① 사업주가 과음행위를 만류하거나 제지하였는데도 근로자 스스로 독자적이고 자발적으로 과음을 한 것인지 여부, ② 재해를 입은 근로자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여부, ③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따르는 위협의 범위내에서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④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재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두54589 판결).





대법원은 "① 2차 회식 역시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자가 지시하는 행사로 볼 수 있고, ② 나아가 직장동료 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음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③ 전화를 받으러 나간다거나 화장실에 다녀오는 등의 행위는 회식 과정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며 "업무와 관련된 회식 자리의 음주자리로 인한 주취상태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K 씨의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K씨가 현장근로자 중의 막내라서 술자리의 이탈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던 점, 직장 상사의 2차 자리의 제안 및 1차에서의 음주 이후 이어진 2차 술자리를 사적이고 임의적인 모임으로 단정할 수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회식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사안에 따라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법무법인 정앤김으로 연락 바랍니다.


법무법인 정앤김 : 02-583-2556

정성엽 변호사 : 010-295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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