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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Jun 14. 2022

사랑을 찾아 나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엔 사랑노래가 넘쳐나는데 다들 누구를 그렇게 애타게 찾는 것일까. 


  어리고 젊은 날엔 함께 사랑을 나눌 이를 찾고

  아이를 낳고는 아이를 향하며

  이별을 앞두고서야 부모를 향한다.

 

  모두가 사랑받길 원하지만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이전에

  나의 사랑을 전해줄 누군갈 찾고 있는 건 아닐까.


  물이 흐르듯

  사랑도 누군가에게 전해져야만 한다면

  우린 각자의 사랑을 의탁할 대상을 찾아 헤매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전할 수 없음에 그토록 외로운 건지도...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를 알고

  그 자리를 채우고

  함께 나눌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일은

  어쩌면 사는 동안 계속 반복될지 모를,


  더 이상 사랑을 의탁할 대상이 없을 때,

  사랑을 전할 대상의 상실이 곧 죽음이라.

  

  그렇게 나의 사랑이 닿을 곳을 찾아

  사랑을 찾아 나선다.




  



   

  저는 월간 윤종신의 노래를 참 좋아합니다. 비바람 부는 스산한 저녁, 윤종신의 곡을 듣다 보니 예전 015B 시절의 '엄마가 많이 아파요'라는 곡이 흘러나왔어요.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적, 할머니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엄마와 이모들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그렇게 목놓아 '엄마'를 찾던 모습을 보며, 그 심정을 이루 헤아릴 수 없어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즈음 저는 막 둘째 아이를 출산해 산후조리를 하고 있었어요. 할머니를 보내 드리고 며칠 만에 뵌 엄마는 참 많이 야위어 계셨습니다. 그리곤 갓 태어난 손주를 안으며 지친 기색으로 웃으시더군요. 


  사랑이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 이성이던, 내리사랑이던, 혹은 어머니를 향한 애끊는 사모곡이던. 결국은 상실을 딛고 새로운 사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것 같았어요.


  생각의 끝에, 저는 또 친할머니의 죽음도 떠올랐습니다. 오랜 기간을 요양병원 병실에 누워 계시며, 자주 당신을 새장 안에 갇힌 새에 비유하셨지요. 세상과 등을 지고, 심정적인 고립감을 내내 느끼셨을 할머니를 생각하면, 산호 호흡기를 달고 누워계시던 수많은 밤들이 죽음과 같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세상에 단 한 사람. 기꺼이 내 사랑을 내어줄 대상만 있다면,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갈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혼자 그렇게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eseWkUIBZ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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