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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소통법: 탈진실 시대를 읽는 법

탈진실 시대, 정보 혼란자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by 박찬우

지난 8화 <어떻게 디스인포메이션으로 전략적 공격을 하는가?>에서 불신 조정자들이 디스인포메이션을 활용해 전략적 공격을 가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았습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소통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허위정보 유포, 극단적 양극화, 가짜뉴스 확산 등으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소통 방식은 통합과 숙고, 그리고 사실에 기반한 대화라는 전통적인 정치의 미덕을 의도적으로 거부합니다. 명백히 대표적인 불신 조정자, 정보 혼란자(Information Disruptors)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의 소통 방식은 단순한 개인적 화법을 넘어, 21세기 디지털 정치와 탈진실 시대의 구조적 변화를 극단적으로 활용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유권자의 심리적 분열을 배경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결과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트럼프의 소통 방식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트럼프의 소통법을 분석하는 것은 불편하고 불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 없이는 가짜뉴스와 탈진실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보 혼란자들의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우리의 심리적 편향을 이용하는지, 어떻게 집단의 힘을 동원하는지, 어떻게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을 활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분석은 트럼프의 소통법을 추앙하고자 함이 아니라, 전략적 분석을 통해 대안을 찾는 데 목적이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트럼프 소통법의 핵심은


트럼프는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독특한 소통 방식을 구사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기존의 정치 언어와는 완전히 다른 패턴을 보이며, 소셜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대중과의 교감 및 메시지 전달에 있어 몇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이는 그의 정치적 성공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으며, 동시에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다음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Trump_MAGA_2024_logo.svg.png 출처 : By Donald J. Trump for President, Inc.


1. 트럼프 소통법의 근간: 전략적 마케팅 원칙의 철저한 적용

트럼프는 정치를 비즈니스처럼 접근합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마케팅 원칙을 정치 캠페인에 그대로 적용하죠. 이러한 접근은 그의 소통 방식에 치밀한 근간을 제공합니다.


정밀 타겟팅과 팬덤 기반 자율 확산 구조의 구축

트럼프의 소통은 모든 사람을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을 열렬히 지지하는 핵심 팬층에게만 집중합니다. 전달 채널과 어휘, 이슈를 좁혀 핵심 전장의 가시성을 높입니다. 모든 집단을 설득하기보다, 결집이 가능한 층에 과감히 집중해 '분명한 우리 편과 적의 지형'을 그려내는 거죠.


그는 메시지를 타겟층의 인식 속에 확실하게 각인시킵니다. ‘Make America Great Again’과 같이 일관성 있는 슬로건으로 타겟층에 어필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만듭니다.


더 나아가, 그는 팬덤층을 만들고 이들이 스스로 메시지를 퍼뜨리게 합니다. 팬은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공동 제작자’로 다뤄집니다. 짧고 감정적인 문구, 반복 가능한 구호, 현장 이벤트는 ‘나도 전파자’라는 자기 효능감을 자극합니다. 분석에 따르면 그의 말은 ‘읽는 텍스트’가 아니라 ‘외치는 말’에 가깝고, 그래서 군중 속에서 더 강하게 퍼져나갑니다.


그는 직접 홍보하기보다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인바운드 마케팅(Inbound Marketing)을 선호합니다. 자극적인 표현, 논쟁적인 발언, 강한 상징은 검색·클립·밈으로 2차 확산되며, 지지자 네트워크에서 자발적 큐레이션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자율적 확산 구조는 메시지 전파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충성도 높은 집단 내에서 메시지가 외부 비판 없이 순환되도록 보장합니다.


채널의 선택과 집중: 주류 언론 포기와 대안 미디어 공략

트럼프는 기존의 권위 있는 미디어를 전략적으로 포기하고, 자신의 메시지가 왜곡 없이 전달될 수 있는 채널에 집중합니다. 그는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이들과의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대신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타겟 유권자들과 실시간으로 직접 소통하는 통로를 확보했습니다. 특히 박빙 승부에서는 주류 언론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대안 미디어를 활용하여 지지층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이러한 ‘확실한 포기’ 전략은 주류 언론의 비판을 회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지지층에게는 '우리가 기득권 세력에 의해 탄압받고 있다'는 피해자 내러티브를 강화하는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고 리더에 대한 충성도를 극단적으로 높이는 역설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2. 언어적 특징과 수사학적 무기화: 대중 감정을 지배하는 직설 화법

트럼프의 언어 사용은 간결하고 명확한 비즈니스 언어를 정치에 적용하여, 대중의 감정과 불안감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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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관점과 디지털 크라우드 컬쳐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팬덤 구축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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