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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마케팅 : 팬덤도 대여가 가능한가요?

팬덤을 '대여'하고 ‘공감’하며 ‘전환'하는 로드맵을 설계해라!

by 박찬우

14화 '현업에서 찾은 브랜드 팬덤이 종료되는 3가지 내부 사정'에서 첫 번째 내부사정으로 '브랜드 팬덤의 결과로 수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를 설명하면서 브랜드 팬덤의 목적 자체를 '팬덤을 활용한 제품 매출 증대'로 설정하고 팬덤을 마케팅에 활용하여 매출효과를 얻는 팬덤 마케팅을 언급하였습니다. 바로 이어서 팬덤 마케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팬덤 마케팅 중 먼저 브랜드가 직접 팬덤을 만들지 않고도, 이미 존재하는 강력한 팬심을 빌려 매출을 늘리는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는 타 팬덤을 대여하여 당장의 매출 성과를 내는 전략으로, 특정 IP(지적재산권), 인물, 현상에 대한 소비자의 애착과 충성심을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죠. 핵심은 팬들이 좋아하는 대상과 연결된 제품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심리를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지금 브랜드는 팬덤 마케팅으로 성과를 얻는 중


최근 브랜드들은 기존 팬덤에 접근하여 당장의 매출을 증대시키는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덤 활용 전략의 핵심은 팬들의 충성도와 소장 욕구를 자극하여 즉각적인 구매로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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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이마트 24는 온라인 서점 YES24와 협업하여 유명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등장하는 쿠키를 출시했습니다. 예스 24는 ‘책장셰프’ 공모전을 열어 독자들에게 책 속에 등장하는 음식 중 실제로 먹어보고 싶은 음식을 설문 조사해 개발했죠.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전자책으로 팬덤과 인지도를 형성해 큰 인기를 끈 도서입니다. 이들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의 팬심을 자극하여 독점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제품 판매를 늘렸습니다. 책 팬덤에 '소장 가치'를 더해 새로운 소비를 창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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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역 명물인 대전 성심당과 협업하여 갤럭시 버즈 3 케이스를 출시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성심당이라는 강력한 지역 기반 팬덤을 갤럭시 버즈라는 제품에 연결함으로써, 성심당 팬들의 호기심과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재미'와 '한정판'이라는 가치를 더해 매출을 견인했습니다. 이는 기술 제품과 베이커리 팬덤의 이색적인 만남을 통한 성공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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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는 이미 오랫동안 인기 캐릭터 IP와 협업한 '해피밀 토이'로 어린이를 둔 가족 팬덤과 키덜트 팬덤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습니다. 특정 기간에만 한정 수량으로 제공되는 캐릭터 토이는 구매 욕구를 강하게 자극하며, 이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수집'이라는 강력한 팬덤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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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립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팬덤 중 하나인 프로야구 KBO와 협업하여 팀 로고가 새겨진 빵이나 스낵을 출시했습니다. 야구 관람 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으로 포지셔닝하며, 응원하는 팀의 굿즈를 구매하듯이 식품에서도 좋아하는 팀과의 연결점을 찾는 팬심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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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는 편의점 GS25나 CU와 협업하여 빵, 도시락, 음료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에는 게임 아이템 쿠폰이나 한정판 스티커 등이 동봉되어 있어, 메이플스토리 팬덤은 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일부 제품은 품절 대란이 일어나거나 오픈런 현상까지 발생할 정도로 즉각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수집'과 '희소성'이라는 팬덤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자극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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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인기 아이돌 그룹 '아이브'는 펩시의 광고 모델로서 활동하며 한정판 굿즈가 포함된 펩시 콜라보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팬덤 '다이브'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얼굴이나 사인이 들어간 포토카드, 포스터 등을 얻기 위해 해당 음료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아이돌 굿즈를 수집하려는 팬덤의 강력한 구매력을 음료 매출로 연결시키는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캐릭터 팬덤의 경우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 산리오 캐릭터들이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등 거의 모든 카테고리의 브랜드와 협업하여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각 캐릭터의 개성과 스토리를 제품 디자인에 녹여 어린이부터 1020세대까지 넓은 팬덤의 즉각적인 구매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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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IP 활용의 대표적 사례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는 석 달 넘게 이어지는 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협업 상품의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에버랜드는 케데헌 테마존 개장과 동시에 키링, 헤어핀 등 총 38종의 한정판 굿즈를 출시했는데, 닷새 만에 1만 점 이상 판매되며 사실상 1인 1 굿즈 수준의 구매율을 보였고, 더피 캐릭터 자수 갓은 1차 초도 물량이 완판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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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가 내놓은 케데헌 콜라보 간편식도 놀라운 성과를 거뒀습니다. 참치마요&전주비빔 반반김밥, 전주비빔&제육 커플 주먹밥, 모둠 분식세트 등 출시 첫날에만 5만 개가 판매되었고, 불닭콘치즈주먹밥, 클래식 핫도그를 포함한 총 5종은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80만 개를 돌파하며 각 카테고리 1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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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열풍은 패션과 식품 업계로도 확산되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주요 캐릭터를 활용한 티셔츠와 볼캡 등을 선보였고, 농심은 신라면 컵에 주인공 캐릭터를 적용한 한정판 제품 1000세트를 1분 40초 만에 완판 시키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애니메이션 팬덤의 강력한 구매력이 테마파크, 편의점, 패션, 식품 등 전 업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팬덤 마케팅의 양면성: '공감'없는 '대여'는 논란과 실패로


하지만 모든 팬덤 마케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팬덤을 잘못 이해하고 접근했을 때의 역효과는 치명적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발표한 '팬덤 마케팅 소비자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팬덤 마케팅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품질 문제는 심각합니다. 팬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과 관련된 제품이라면 기꺼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합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그 실망감은 일반 제품보다 훨씬 큽니다. 팬심을 이용해 돈만 벌려했다는 배신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일기획 매거진에 따르면, 많은 브랜드가 '스타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비판 없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을 합니다. 아이돌 팬미팅 행사장이 계단이나 단차 없는 평지여서 뒷줄 팬들이 아티스트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팬들은 즉시 문제를 제기합니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스타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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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로, 양준일 씨와 제니하우스 코스메틱이 손잡고 '리벡 스타일 리페어 샴푸&트리트먼트'를 출시했습니다. 갑자기 양준일 씨가 샴푸를 개발했다는 것에 팬들이 의아해할 수 있어 여기에 개연성을 심어줍니다. 양준일 씨의 아이디어가 네이밍, 성분, 디자인까지 적극 반영되었고요. 그리고 제품 출시와 함께 양준일 씨와의 콜라보레이션 사이트 '리베카싸롱'을 열고 팬들과의 만남과 뷰티 스타일링 서비스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성사되는 것은 없었고, 이에 팬덤은 단순히 제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이라며 크게 반발했고, 판매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가성비와 본전에 민감한 MZ세대 팬들은 개인의 시간과 비용을 들인 만큼 합당한 환경에서 팬 문화를 누리길 원합니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팬덤이니까 다 사줄 거야'라는 안일한 태도로 접근하면 즉각적인 반발을 받습니다.


K-POP 아이돌 음반 시장에서는 팬 사인회 응모권을 얻기 위해 팬들이 앨범을 수십, 수백 장씩 구매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런데도 팬 사인회에 당첨되지 않거나, 과도한 구매 유도를 놓고 팬덤 내부에서 불만과 비판이 터져 나오곤 합니다. 특히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미배송·배송 지연', '품질 불량·제품 하자' 등의 소비자 불만은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이 자칫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팬들의 순수한 애정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활용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입니다.


팬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우선


2024년 2월, 손흥민 선수가 한국 팬의 사인 요청을 거절한 영상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평소 팬서비스로 유명한 손흥민이 사인을 거절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한국 팬이 가져온 것은 토트넘의 1990년대 유니폼, 구하기 힘든 레트로 아이템이었습니다. 손흥민은 티셔츠 뒷면에 사인을 요청받자 "어 그건 못한다"며 "제가 망칠까 봐"라고 말했습니다. 귀한 빈티지 유니폼에 자칫 사인이 오히려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례는 팬덤 마케팅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진짜 팬들이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그들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레고(LEGO)는 이러한 '팬덤 공감'을 매우 잘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레고는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 거대한 팬덤을 가진 IP들과 활발히 협업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레고 에이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매니저 에이들린 로슬리(Adlin Rosli)는 "팬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며, 팬덤의 톤과 목소리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존중하고 표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레고는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and Dragon)과의 협업 사례에서 "레고 팀 또한 해당 게임의 '진짜 팬'이 될 필요가 있었다"라고 말하며 팬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였습니다. 단순히 캐릭터를 가져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문화는 어떤지 깊이 있게 탐구하고 존중하는 '팬덤 공감'을 통해 브랜드 자체의 팬덤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로슬리 매니저는 "거대 팬덤을 가진 IP와 협업할 때는 늘 민첩해야 합니다. 팬덤이 자신들의 문화를 잘못 해석했다고 느끼거나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된다면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이네켄은 UEFA 챔피언스리그의 20년 이상 파트너로서 단순히 스폰서십을 넘어 축구 팬덤의 실제 니즈를 깊이 파악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는 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축구 경기가 한국 시간 기준 새벽에 진행되기 때문에 국내 축구 팬들이 함께 모여 경기를 관람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새벽 시간에 운영되는 '하이네켄 트러스트 바'를 마련했습니다. 이 공간의 핵심은 축구 팬들만을 위한 무인 아지트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하이네켄은 밤늦은 시간에도 언제 어디서든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직원 없이도 자유롭게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팬들은 셀프 결제 방식으로 직접 하이네켄 생맥주를 따라 마시며 함께 응원하고 소통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팬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 없이는 단기적인 '팬덤 대여'마저 실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브랜드의 가치와 대여하려는 팬덤 문화가 어울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인기 있는 팬덤이라도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팬덤은 진정성 없는 '대여'를 쉽게 간파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브랜드에 대한 깊은 '팬덤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팬덤 공감'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팬덤 마케팅의 전략적 패러다임 변화


팬덤 대여 전략은 즉각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 분명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팬덤은 단순한 소비 집단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과 세계관을 가진 공동체입니다. 단기 대여만으로는 장기적 브랜드 자체의 팬덤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단기적인 '팬덤 대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팬덤 대여(Lending)’하고 ‘팬덤 공감(Empathizing)’하며 ‘팬덤 전환(Transforming)’하는 순환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핵심은 진정성 있는 연결 포인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한 콜라보가 아니라, 팬이 믿는 가치와 브랜드의 철학이 접점을 이루어야 합니다.


팬덤 대여(Lending) 단계에서는 특정 IP, 인물, 현상의 강력한 팬덤을 빌려 단기적인 제품 판매나 인지도 상승을 꾀합니다. 이미 형성된 팬심을 즉각적인 구매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죠. 협업 제품 출시, 한정판 굿즈, 콜라보 이벤트 등을 통해 팬덤의 구매 욕구와 소장 가치를 자극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팬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상업적으로만 접근하면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팬덤 공감(Empathizing) 단계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섭니다. 팬덤의 문화, 가치관, 언어, 니즈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진정성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팬덤 문화를 학습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제품을 기획할 때 팬덤의 의견을 반영합니다. 팬덤 커뮤니티에 직접 참여하거나 팬들의 분위기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브랜드가 팬덤을 상업적으로만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얻게 됩니다. 이는 팬덤 내부의 긍정적인 평가와 자발적인 바이럴로 이어집니다.


팬덤 전환(Transforming) 단계에서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합니다. 원래의 IP나 인물에 대한 충성도를 넘어, 협업을 진행한 브랜드 자체에 대한 애정과 로열티를 구축하여 브랜드의 고유한 팬덤으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팬덤 공감을 통해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을 일관되게 전달하고, 팬덤과의 지속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합니다. 팬덤이 브랜드의 일부가 되었다는 소속감을 느끼도록 특별한 경험이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는 외부 팬덤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자체적인 강력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게 됩니다.


<반지의 제왕> 협업 시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레고로 재현하고 숀 애스틴이 내레이션으로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한 레고

실무에서는 이러한 확장된 전략을 레고가 제시하는 명확한 팬덤 마케팅의 원칙으로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해당 팬덤의 '진짜 팬'이 되어야 합니다. 레고는 던전 앤 드래곤과 협업할 때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팀 전체가 해당 게임의 팬이 되어 게임을 이해하고 즐겼습니다. 둘째, 팬덤 문화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팬덤 문화에 기반한 농담이나 표현들을 이해하고, 브랜드가 마치 팬덤의 일원과 대화하는 것처럼 소통해야 합니다. 셋째, 팬을 마케팅에 직접 포함시켜야 합니다. 레고는 던전 앤 드래곤 인플루언서들이 레고 하우스에서 특수 제작된 테이블에서 게임을 즐기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팬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위해 강력한 IP를 활용할 경우, 반드시 해당 IP의 팬덤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문화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진정성만이 빌린 신뢰를 영구적인 브랜드 로열티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즉, 팬덤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기적인 '트래픽 차용'을 넘어, 팬덤의 문화적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장기적인 애착과 소유 의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팬덤 대여/콜라보 전략은 매우 매력적이고 실효성 있는 마케팅 수단입니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나 화제성을 짧은 시간에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신 사례들이 보여주듯, 적절한 조사와 준비 없이 팬덤을 대여만 하려 할 경우 역풍과 반발이 쉽게 일어납니다.


실무자에게 추천하는 방향은 '대여에서 출발하되, 공감과 전환의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팬덤 활용을 넘어서, 브랜드가 팬덤과 함께 성장하는 관계 중심 전략이라는 뜻입니다. 팬덤 마케팅 시대에 진정한 승자는 단순히 팬덤을 빌린 브랜드가 아니라, 팬덤과 함께 구축된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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